[베이징 2008] 졌지만 값진 銀…셔틀콕 이효정·이경원 '부상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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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 배드민턴 여자 복식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세계랭킹 4위인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는 15일 베이징공과대학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인 중국의 두징-유양 조에 0-2(15-21,13-21)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대표팀 최고참인 이경원-이효정 조는 중국이 자랑하는 '젊은 피' 두징-유양 조를 상대로 접전을 벌였지만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이경원이 발목까지 다쳐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세트 8-8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중 이경원은 오른발을 접질려 넘어졌다. 응급치료를 받은 뒤 압박붕대를 감고 코트에 나섰지만 발걸음이 무뎌져 순식간에 5실점,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이-이 조는 1세트를 맥없이 잃었으나 2세트에서는 초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전반을 11-9로 앞서 나가다 작전타임이 끝난 뒤 연속 4실점해 역전당했고 다시 7점을 거푸 내줘 금메달을 놓쳤다. 중국은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4연패를 이룩했다.
이경원과 이효정은 아테네올림픽 직전 열린 2004년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짝을 이뤄 중국의 자오팅팅-웨이이리,두징-유양 조를 모두 꺾고 우승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 다시 뭉친 둘은 2005년 코리아오픈과 스위스오픈,대만오픈,아시아선수권대회,인도네시아오픈 등을 석권하며 세계적인 복식조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6년 코리아오픈에서 이효정이 허리 부상을 당해 6개월가량 재활훈련을 하느라 국제대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이-이 조는 전영오픈 준결승에서 두징-유양 조를 꺾어 내심 금메달도 바라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4승6패로 밀렸다. 앞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는 이현일(김천시청)이 세계랭킹 2위인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에게 1-2(18-21,21-13,13-2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으로 밀린 이현일은 16일 천진(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겨룬다.
이현일은 1세트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라는 리총웨이의 그물망을 뚫지 못해 18-21로 패했지만 2세트에서는 좌우 측면 스매싱이 살아나 21-1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마지막 3세트에서 두 차례나 셔틀콕이 네트를 맞고 넘어오는 불운 속에 수비마저 흔들려 1-8로 뒤진 뒤 막판 추격을 벌였지만 끝내 초반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