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덩치 큰 약골' ‥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신용카드 회사들의 지난 상반기 매출 규모를 나타내는 '영업수익'은 크게 증가한 반면 영업수익에서 비용을 뺀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춘 것이 수익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8일 신한 비씨 삼성 현대 롯데 등 5개 전 업계 카드사가 금융감독원에 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6조20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2774억원보다 17.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347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784억원) 대비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도 21.7%에 그쳐 1년 전(26.1%)보다 4%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급결제 수단으로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카드 이용액이 증가해 카드사들의 영업수익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업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1만원 미만의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서 카드사의 고정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1월 카드사별로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내린 것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별로는 지난해 10월 옛 LG카드와 통합 출범한 신한카드의 영업수익이 2조762억원으로 합병 전이던 지난해 상반기 옛 LG카드와 신한카드의 영업수익을 합한 것보다 7.5% 늘었다. 그러나 신한카드의 영업이익은 7501억8245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2.0% 줄었다.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1조4250억원으로 1년 사이에 18.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5%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영업수익이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5% 감소했다.

반면 비씨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1조4994억원의 영업수익을 냈고 영업이익도 283% 증가했다. 영업수익 증가율은 다른 회사들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해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