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머징마켓' 아프리카 … 외자급증ㆍ자본시장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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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80년대 아세안 성장 모습과 닮았다"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8개국(SSAㆍSub-Saharan Africa)이 제2의 이머징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케냐 모잠비크 보츠와나 가나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신흥시장은 1980년대 1세대 이머징마켓 중 하나로 떠올랐던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에 필적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간한 9월호 매거진 파이낸스 앤드 디벨롭먼트(FD)를 통해 이들 아프리카 8개국이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경제성장 △확대일로의 자본시장 △급증하는 외국인 직접투자 등 아세안에 이어 제2의 이머징마켓을 형성하는 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SSA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평균 6.9%를 기록했다. 이는 아세안 국가들이 1980년 달성한 평균 7.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SSA가 30년 만의 최저 수준인 연 7.3%로 아세안의 16.5%를 밑돌아 훨씬 안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SSA 가운데서도 주요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가 대표적이다. 데이비드 넬로 IMF 아프리카담당 수석자문역은 "나이지리아는 석유 붐이 일어난 1974∼78년,1979∼83년,1990∼94년과 달리 2004년 오일 붐부터는 해마다 큰 기복 없는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8개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GDP에서 차지하는 증시 시가총액 비중은 2005년 2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0%로 뛰었다. 채권시장의 급성장은 아세안에서는 볼 수 없던 현상으로 남아프리카를 제외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채권시장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120억달러에 달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가나는 지난해 9월 7억50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해외에서 처음 발행했는데 입찰에 조달액의 4배를 넘는 32억달러가 몰렸다.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활발하다. 이들 8개국의 지난해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액 비중은 4.8%로 1980년 1.3%인 아세안의 4배에 달했다. IMF는 8개국이 여느 아프리카 국가답지 않게 성장의 기회를 잡았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선 1세대 이머징마켓이 겪은 외환위기와 같은 리스크는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