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빛바랜 최대 실적 … 상반기 환율급등에 순익 대부분 날려

상장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환율 급등락에 따른 대규모 환차손으로 이익을 까먹어 순이익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정보가 19일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53개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423조2094억원,영업이익은 34조35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4%와 28.2% 증가했다. 그러나 원.달러 등 환율과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환차손이 크게 늘어 순이익은 2.9% 늘어난 25조7179억원에 그쳤다. 환율과 원자재가격이 오른 탓에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부분을 날렸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증했지만, KIKO(통화옵션계약)에 따른 손실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나빠져 적자로 전환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 921개의 매출은 36조5527억원,영업이익은 1조872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16.1%,24.0% 증가했지만 9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는 6645억원 상당의 흑자를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들은 특히 환율과 원자재가격이 최고조였던 2분기에만 5051억원의 순손실을 내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0대 그룹 계열사들은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순이익은 30.8%나 증가했다. 특히 LG그룹은 순이익이 334.3%나 급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