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코스피지수 1500마저 무너지면

증시가 하염없는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15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500선마저 뚫고 내려앉았다. 투자자들로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반전의 모티브는 좀처럼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등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 형편이 좋지 못하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상반기 기업영업실적은 큰 폭으로 후퇴했고 경제성장률도 뒷걸음질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올들어서만도 32조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국내증시에서 지속적으로 이탈(離脫)하고 있는 점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단시일 내에 개선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비롯된 미국 금융위기는 진정되기는커녕 프라임모기지 등으로 오히려 확산(擴散)돼 나가는 양상이다. 그런만큼 세계경제가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은 크다고 보기 어렵고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전망 또한 마찬가지다. 원유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도 부담이다.

따라서 투자자들로선 주가의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장기적 안목 아래 신중한 자세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보투자자들의 경우는 섣불리 매매에 가담하기보다는 좀더 추이를 지켜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금융당국은 만에 하나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우리 시장에까지 확산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