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펀드도 신용위기 불똥

글로벌 신용위기가 인프라펀드까지 덮치고 있다. 인프라펀드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도로 공항 터널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한 뒤 수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인프라펀드가 주력인 호주 대형 투자회사 밥콕&브라운의 창업자 제임스 밥콕 회장과 필 그린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순익은 1억7500만호주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이들의 사임이 알려지면서 호주 증권거래소에서 이 회사 주가는 2.22호주달러로 36%나 곤두박질쳤다.

밥콕&브라운은 자산을 매각하고 본사 인력의 25%를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인프라펀드 운용사인 호주의 맥쿼리그룹도 올 들어 주가가 38%나 곤두박질친 가운데 시카고 미드웨이 국제공항과 프라하 공항 등의 투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그룹이 운용 중인 펀드인 맥쿼리 에어포츠(MAP)는 부채를 줄이고 자사주 매입을 위해 보유 중인 코펜하겐 공항 지분 26.9%와 브뤼셀 공항 주식 26.1% 등을 매각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인프라펀드가 과도한 차입을 통해 거품이 낀 부동산 등에 투자해 왔다"며 "인프라펀드가 미국발 신용위기의 새로운 희생양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