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부족·무역수지 악화…고삐풀린 환율
입력
수정
强달러 지속 … 정부 시장개입 한계
원.달러 환율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50원을 가볍게 넘어선 데 이어 22일에는 1060원마저 뚫었다. 22일 밤 뉴욕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는 1064원50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한국 경제의 체력 약화),수급(달러 부족),심리(정부의 시장개입 약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100원 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약해진 정부의 시장개입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무엇보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부의 '환율 안정을 통한 물가 잡기' 노력이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 역내외에서 '달러 매수'가 이어진 것.이 과정에서 정부의 시장개입 강도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환율 상승 심리가 되살아나 원.달러 환율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보름 만에 47원가량 폭등했다.
특히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올라선 데는 외환당국의 어정쩡한 시장개입이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지만 실제 매도 규모가 10억달러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실탄(달러)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만 높아졌다.
김인근 ABN암로 이사는 "당국이 연중 최고점인 1057원대를 막는 데 실패하면서 환율 상승 심리가 더 확산됐다"고 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도 "지난달 환율 방어를 위해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쓴 상황"이라며 "추가로 동원할 현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여건도 '환율 상승'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내 경제는 물가불안 못지않게 경기하강 압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는 지난 2분기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만큼 위축돼 있다. 8월 무역수지도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면 달러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8엔에서 110엔으로 올라섰다. 달러화는 또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수급 측면에선 '달러 부족'이 심각하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달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등 해외증시가 폭락하면서 환헤지를 위해 달러를 팔아놓은 해외펀드들이 달러를 되사들이고 있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전반적으로 환율 상승 요인이 강하다"며 "전고점이 뚫린 만큼 기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원.달러 환율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50원을 가볍게 넘어선 데 이어 22일에는 1060원마저 뚫었다. 22일 밤 뉴욕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는 1064원50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한국 경제의 체력 약화),수급(달러 부족),심리(정부의 시장개입 약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100원 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약해진 정부의 시장개입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무엇보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부의 '환율 안정을 통한 물가 잡기' 노력이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 역내외에서 '달러 매수'가 이어진 것.이 과정에서 정부의 시장개입 강도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환율 상승 심리가 되살아나 원.달러 환율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보름 만에 47원가량 폭등했다.
특히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올라선 데는 외환당국의 어정쩡한 시장개입이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지만 실제 매도 규모가 10억달러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실탄(달러)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만 높아졌다.
김인근 ABN암로 이사는 "당국이 연중 최고점인 1057원대를 막는 데 실패하면서 환율 상승 심리가 더 확산됐다"고 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도 "지난달 환율 방어를 위해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쓴 상황"이라며 "추가로 동원할 현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여건도 '환율 상승'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내 경제는 물가불안 못지않게 경기하강 압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는 지난 2분기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만큼 위축돼 있다. 8월 무역수지도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면 달러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8엔에서 110엔으로 올라섰다. 달러화는 또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수급 측면에선 '달러 부족'이 심각하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달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등 해외증시가 폭락하면서 환헤지를 위해 달러를 팔아놓은 해외펀드들이 달러를 되사들이고 있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전반적으로 환율 상승 요인이 강하다"며 "전고점이 뚫린 만큼 기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