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박승호 삼성硏소장의 '포스트 올림픽 中 경제 진단'

중국 삼성경제연구소 박승호 소장은 26일 "중국에서 지난 상반기에만 6만7000개의 기업이 무너졌다"며 "수출이 둔화되고 소비가 늘지 않는 데다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경기부양책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중국 경제의 고민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적지 않아 물가를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경기를 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대 1조위안(15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거론되고 있는데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인가. "경기부양책의 시행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러 정황이 좋지 않다. 특히 기업 파산은 심각한 문제다.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강세 그리고 대출 규제와 수출 억제 등이 이중 삼중으로 기업에 부담을 주면서 문을 닫는 회사가 급증하고 있다. 우선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고 산업정책도 규제가 아닌 육성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


―기업만 살린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고려해볼 만하다. 중국이 실업문제를 풀기 위해선 최소한 9% 이상 성장해야 한다. 소비도 늘려야 한다.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기업 파산이 늘어나면서 실업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국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
―물가 부담이 적지 않다.

"물론 성장과 물가는 항상 상극관계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인플레에 따른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빈부격차가 커지고 불만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실업이 늘어나면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

―주식과 부동산시장 부양 여부는."자산시장은 거품의 제거라는 측면에서 중국 지도부가 접근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은행의 부실화와 핫머니(국제 단기유동자금)의 유·출입인데 현재 중국 금융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좋아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견딜 만하다고 보는 것 같다. "


―이번 올림픽이 중국 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나.

"기업들의 글로벌화에 큰 진전을 이룰 것이다. 차이나라는 브랜드 가치가 재평가됐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기술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들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본다. "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