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 神己 비결 소개

"고소공포증이 있는 한 여자 선수의 65m 번지점프를 성공시키기 위해 감독이 무려 아홉 번이나 번지점프를 하기도 했지요. 어떤 선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상대방 과녁에다 10점을 쏜 적도 있어요."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가 한국 양궁이 20년 이상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킨 비결을 소개한 ≪따뜻한 독종-세계 양궁 1등을 지킨 서거원의 승부전략≫(위즈덤하우스 펴냄,1만1000원)을 출간했다. 서 전무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양궁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던 것을 스포츠에 접목시킨 '역발상의 역사'였다"며 "과학과 스포츠 심리학을 최초로 도입하고 번지점프, 해병대훈련, 무박3일 행군 등 기상천외한 훈련방법을 개발해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궁 선수들과 겪었던 일화와 훈련 과정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풀어내면서 '세계 최강'의 비결을 정신력에서 먼저 찾았다. 일례로 번지점프를 할 때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선수 순으로 금, 은, 동메달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대회장에 소음이 많은 점을 감안해 일부러 야구장이나 경륜장,경정장에서 훈련을 한 적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각자의 특성에 맞는 훈련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화장실 가는 습관까지 철저하게 분석했지요."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를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양궁 총감독까지 16년간 현장에서 한국 양궁의 금메달 신화를 진두지휘한 지도자 출신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