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사라진 '대목'] 백화점ㆍ택배업계 '반짝'

추석 대목이 실종된 재래시장과 달리 백화점이나 택배업계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추석 연휴가 사흘에 불과해 고향에 선물을 들고 내려가던 귀성객들이 귀성을 포기하는 대신 백화점에서 선물을 구입해 택배로 부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추석선물 예약판매 호조에 이어 본판매에서도 양호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판매를 시작한 지난 29~30일 이틀간 선물세트 판매액이 3억9094만원으로 전년도 본판매 초기 이틀간 실적(2억9610만원)에 비해 3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본판매 실적도 전년에 비해 31.8% 늘었다. 앞서 백화점들이 지난 11~28일 진행한 추석선물 예약판매도 크게 늘어 '반짝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년에 비해 예약판매가 40% 증가했고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각각 33%와 20%씩 늘었다. 고향에 못가는 대신 고급 선물을 사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백화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백화점의 전체 추석선물 매출 중 예약판매 비중이 4~6%에 불과해 올 추석경기가 호황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 추석매출과 밀접한 택배업계는 짧은 추석연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일부터 10일(추석 D-14일~D-4일)까지 전체 택배 예정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15%가량 증가한 5100만상자에 달할 전망이다. 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 등 주요 택배업체들은 이미 추석 특수를 잡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현대택배는 지난 29일부터 오는 12일까지를 추석 선물 특송기간으로 정하고 특별수송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추석연휴 기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국 물류센터 및 지점에 운송차량 1500대를 추가해 총 5500대로 늘렸다. CJ GLS도 추석선물 물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차량과 분류 인원을 10%씩 늘렸다. 생선 정유 과일 등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터미널마다 대형 냉장고를 설치했으며 퀵서비스나 개별 용달차량까지 동원하고 있다. 한진택배는 임시차량을 500대가량 늘렸으며,대한통운은 콜센터 상담인력을 20% 증원하고 콜밴 차량과 퀵서비스 등 협력업체도 추가로 확보했다. 이 밖에 고물가 부담으로 실속형 선물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 마트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도 고객이 몰리고 있다. 옥션에선 지난 20~29일 열흘간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3만원대 상품이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이 팔렸고,2만원대(25%) 4만원대(19%) 상품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김진수/최진석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