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변기 재테크] 인터넷 환전ㆍ외화 공동구매 … 수수료 아끼세요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외국에 유학생을 보낸 부모,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 등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936원에서 지난 8월 말엔 1089원으로 뛰었다. 미국에 1만달러를 보낸다고 할 경우 지난해 말엔 936만원이 들었지만 8월 말엔 1089만원이나 필요하다. 원화 153만원이 더 있어야 같은 1만달러를 송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러기아빠나 해외여행객들로선 환율이 큰 폭으로 내리지 않고선 부담이 대폭 완화되길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환전하거나 외국돈을 분할 매입해 외화예금통장에 넣어두는 등 작은 재테크를 실천하면 수수료와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화를 외국 돈으로 바꾸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은행 영업점이나 공항에 가서 바꾸는 것이 첫번째이고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으로 환전을 요청하고 지정 날짜에 은행 영업점에 가서 외화를 찾는 방법이다.

후자를 활용하면 환전 수수료를 상당폭 아낄 수 있다. 은행들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인터넷 환전 때 할인해 주고 있어서다. 할인폭을 보면 외환은행의 경우 최대 70%,우리은행은 60%,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50%를 할인해 준다. 환전 수수료는 통상 환전하는 금액의 0.95∼0.99% 수준이다. 우리 돈 1089만원을 미국 돈 1만달러로 바꾼다고 하면 환전 수수료는 10만원이 넘는데,인터넷으로 환전하면 최대 7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

외국 돈을 함께 사는 공동구매 제도를 이용해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은행의 공동 환전ㆍ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전 수수료는 최대 70%,해외 송금 수수료는 최대 60%까지 깎아준다. 기업은행은 인터넷뱅킹의 '공동 환전 코너'에서 외화를 공동 구매하면 수수료를 최대 60%까지 할인해준다. 우리은행도 공동 구매 인원이 50명을 넘으면 환전 수수료를 최대 70% 할인해준다. 한 은행과 꾸준히 거래를 유지해 우수고객으로 분류되면 또한 50% 이상 환전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기러기아빠는 정기적으로 외화를 송금해야 한다. 한 달에 한번,분기에 한번,혹은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게 된다.

은행의 외화예금을 통해 미리미리 외화를 장만해 두면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우선 다급히 환전해서 송금할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환율이 갑자기 뛴 시점에서 송금하려면 부담이 커지는 데 평소에 준비해 놓으면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도 노릴 수 있으며 연 3∼4%의 이자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외화예금 통장을 만들었다면 외화를 분할 매입해 예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 관계자들은 "분할 매입하면 평균 매입단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고객이 매입 환율대를 지정해 일정 환율을 넘으면 외국 돈을 사지 못하도록 하고 반대로 일정 환율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매입토록 해주기도 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