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첫날부터 '삐걱'
입력
수정
의사일정 하의 못해 시정연설 5일로 연기김형오 국회의장은 1일 "여야 모두 '수(數)의 정치'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여당은 수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삼가야 하고 야당은 수의 부족을 사생결단식 정치로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다운 국회 △일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등 18대 국회의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18대 국회가 3개월 가까이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면서 국민들께 적지 않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개원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가 충돌할 경우 파행과 경색을 막기 위해 이를 조정하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미 여야의 협조 아래 국회운영제도 개선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국회운영과 관련된 모든 쟁점과 이슈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원구성이 늦어져 정기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 감사와 예산안 심의가 부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는 한편 서민경제 관련 법안과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장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100일간의 의사 일정에 대한 최종 합의조차 이루지 못했다.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 및 네티즌 탄압'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이 이에 반대하면서 의사일정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 예정됐던 추경예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오는 5일로 미뤄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