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22일 총재 선출…아소 유력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라 일본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은 2일 고위 간부회의를 열고,오는 22일 총재 선거를 거쳐 차기 총리를 결정키로 했다. 아소 다로 간사장은 이날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도 후보를 낼지 고민 중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자민당 중의원 해산ㆍ총선거를 서둘러 실시해 국민들의 신임 여부를 다시 물어야 한다며 몰아치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새 총리의 초반 인기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많아 이르면 다음 달 중 중의원 해산ㆍ총선거가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소 간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경제대책 등 총리와 여러가지 얘기를 해온 나는 (총리직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총리가 되기 위한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것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아소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 벌어질 총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을 지키려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소 간사장이 총리로 나서는 게 최선이란 논리다. 그렇다고 아소 간사장이 단독 출마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자민당은 2~3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모양새를 갖추길 원한다.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경합자 없이 무투표로 대표직을 세 번 연임한 것과 차별화하고,신임 총리의 인기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아소 간사장의 대항마로는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상과 노다 세이코 소비자담당상 등 여성 후보들이 거론된다.

고이케 전 방위상은 "일본의 위기인 만큼 모든 분들과 위기감을 공유하고 싶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누가 새 총리가 되든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점이다. 참의원(상원격)의 여소야대는 변함이 없고,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때문에 자민당 내에선 신임 총리의 초반 인기 여세를 몰아 조기 총선을 실시하고,지지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올 가을 중의원(하원격) 해산ㆍ총선거 실시' 시나리오의 배경이다. 반면 너무 서둘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새 총리가 새로운 정책으로 실적을 보여준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총선을 실시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작년 9월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 1년 만에 후쿠다 총리도 돌연 사퇴해 자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때까지도 새 총리가 중의원 해산ㆍ총선거 실시를 결단하지 못한다면 총선은 현재 중의원 의원들의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9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본 정가의 관측이다.

한편 후쿠다 총리의 전격 사임 여파 등으로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1.75% 떨어진 12609.47엔에 마감했다. 엔화 가치도 달러당 108.13엔으로 0.1% 하락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