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신성장동력 위해 방통위가 우선 할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어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선도, 방송서비스 시장 선진화, 통신서비스 투자 활성화, 해외진출 및 그린IT 확산(擴散) 등 '방송통신 선진화를 통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방안'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방송통신산업 생산액 116조원, 신규 일자리 29만개 창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생산액 160조원, 100만개 추가 일자리 창출 목표에 비하면 크게 하향 조정된 것이지만 이것만 실현돼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실현되려면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IT가 융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선점하느냐에 있다. 방통위는 IPTV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향후 5년간 8조9000억원의 생산유발,3만6000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훨씬 일찍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고, 아직도 지상파 콘텐츠 재전송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바람에 IPTV가 크게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 기기 소프트웨어 등도 융합 추세인데 최근 방통위가 콘텐츠 분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기기 및 단말기에서는 지식경제부와, 정보화 인프라에서는 행정안전부와 갈등하는 모습 역시 우려스럽다. 방통위가 지경부로 이관된 정보통신진흥기금을 환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추진하겠다는 것도 그렇다. 모두 정부조직개편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이다.

또한 방송서비스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진입제한이나 규제를 크게 완화(緩和)해야 하지만 방통위가 노조와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와이브로, 인터넷 전화 등 신규 통신서비스의 투자촉진도 마찬가지다. 방통위 출범으로 통신정책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왜 나오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고,통신요금 논란 등에서 보듯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ㆍ사회적 논리로 통신업계를 헷갈리게 하는 일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방통위는 해외진출과 그린IT 확산에도 역점을 두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앞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이 제대로 해결될 때 가능한 일이다. 방통위가 출범한 근본취지가 무엇인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