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 칼럼] 직장 때려치우고 창업?…배부른 소리 하지마라

"승진이 안 되면 창업하면 되지 뭐.꼭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 "매일 아침 숨가쁘게 출근하고 별을 보며 퇴근하는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하지.상무 꼴도 보기 싫고.아무래도 그만두고 내 사업을 해야 될 것 같다. "

직장생활하는 사람치고 한두 번쯤 이런 생각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 의견을 구한다면 "자영업 절대 하지 마라"이다.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사회에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을 중시하는 '폭풍'이 불어닥쳤다. 부모 같던 회사가 동료를 내쫓고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오랜 신화가 무색하게 거대 재벌들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내가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다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기계발 열풍이 불면서 학원은 자격증을 따고 영어 구사능력을 키우려는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반면 직장의 위상은 초라해질대로 초라해졌다. 한시라도 빨리 직장을 벗어나 독립적 활동을 하는 게 많은 직장인들의 목표가 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사업을 꿈꾸면서 '창업열차'에 올라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직장을 떠나 자기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후일은 참담했다. 직장을 떠난 사람들 중에 자영업으로 성공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상당수는 자영업을 전전하다 최빈층으로 전락했고,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반대로 직장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힘입어 중상계층으로 안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 임직원들은 높은 연봉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다. 대기업 임직원의 연봉은 이제 웬만한 자영업자의 소득을 훨씬 웃돌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개인 중심의 커리어 관리 전략은 이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개인보다 조직이 중요해졌고,개인에서 조직으로 직장인들의 관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돼 온 일자리 부족에 경기침체가 가세하면서 취업시장의 냉기는 직장인들에게 또 한번의 구조조정을 예감하게 만들고 있다. 퇴출압력이 높아지면서 마음을 다부지게 먹지 않으면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직장을 그만둘 이유는 도처에 존재한다. 그러나 자영업은 마지막 선택이 돼야 한다. 창업의 의지와 용기가 있다면 직장에서 승부를 걸자.자영업에 투입하는 노력의 절반만 가지고도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