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줄어든다는데 … 줬던거 도로 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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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나 모씨는 지난 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 내용을 보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증여세가 대폭 완화되는데 정작 자신은 지난달 초 아들에게 기준시가 30억원의 서울시내 소재 빌딩을 증여했기 때문이었다. 나씨는 '증여를 취소하고 내년 이후에 다시 아들에게 줄 순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에게 물었다.
7일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9.1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기존에 한 증여를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를 한 대상은 금전을 제외하고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예금이나 펀드는 증여를 취소할 수 없지만 나씨의 경우와 같이 부동산은 가능하다. 다만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국세청으로부터 세액 결정(신고 후 3개월 내)을 받은 경우에는 취소할 수 없다.
증여세는 현재 과표 1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세율 10%,1억~5억원에는 20%,5억~10억원에는 30%,10억~30억원에는 40%,30억원 초과분에는 50%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5억원까지는 7% △5억~15억원은 16% △15억~30억원은 25% △30억원 초과분은 34% 등으로 낮춰진다. 또 2010년에는 구간별 세율이 1%포인트씩 더 낮아진다. 이를 적용하면 나씨의 아들은 현행 세제하에서 10억4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2010년에는 5억4000만원만 내면 된다. 시가가 그대로라면 올해보다 세금을 5억원가량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증여를 취소해도 취.등록세는 그대로 내야 한다. 따라서 나씨 가족은 기존에 비해 되받았을 때와 다시 증여할 때 등 두 번의 취.등록세를 더 납부해야 한다. 증여 시 취득세는 취득가액의 2.2%(농어촌특별세 포함),등록세는 1.8%(지방교육세 포함)를 낸다. 따라서 30억원의 8%인 2억4000만원의 취.등록세를 추가로 내야해 실제 절세액은 2억6000만원이 된다. 시가 1억6666만원이 넘을 경우에는 증여를 취소하고 2010년에 다시 증여할 때 절감되는 증여세가 취.등록세 추가 납부액 보다 많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7일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9.1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기존에 한 증여를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를 한 대상은 금전을 제외하고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예금이나 펀드는 증여를 취소할 수 없지만 나씨의 경우와 같이 부동산은 가능하다. 다만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국세청으로부터 세액 결정(신고 후 3개월 내)을 받은 경우에는 취소할 수 없다.
증여세는 현재 과표 1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세율 10%,1억~5억원에는 20%,5억~10억원에는 30%,10억~30억원에는 40%,30억원 초과분에는 50%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5억원까지는 7% △5억~15억원은 16% △15억~30억원은 25% △30억원 초과분은 34% 등으로 낮춰진다. 또 2010년에는 구간별 세율이 1%포인트씩 더 낮아진다. 이를 적용하면 나씨의 아들은 현행 세제하에서 10억4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2010년에는 5억4000만원만 내면 된다. 시가가 그대로라면 올해보다 세금을 5억원가량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증여를 취소해도 취.등록세는 그대로 내야 한다. 따라서 나씨 가족은 기존에 비해 되받았을 때와 다시 증여할 때 등 두 번의 취.등록세를 더 납부해야 한다. 증여 시 취득세는 취득가액의 2.2%(농어촌특별세 포함),등록세는 1.8%(지방교육세 포함)를 낸다. 따라서 30억원의 8%인 2억4000만원의 취.등록세를 추가로 내야해 실제 절세액은 2억6000만원이 된다. 시가 1억6666만원이 넘을 경우에는 증여를 취소하고 2010년에 다시 증여할 때 절감되는 증여세가 취.등록세 추가 납부액 보다 많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