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길은 있다] 중견·중소기업/빈자리 채우는 수시채용 많아…


홈피·취업사이트 적극 활용을

올 하반기 기업들의 채용시즌이 왔다. 대기업은 지원자들이 몰려 몇 십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규모가 작은 기업은 미달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 곳도 있는 게 이들 기업의 특징이다. 이러한 현상은 구직자들이 대기업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중견)기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조사한 '2008 대졸 신입사원 채용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대기업의 취업 경쟁률은 30.3대 1인데 반해 중소기업은 8.4대 1로 훨씬 낮았다. 최종합격자의 입사 후 1년 이내 퇴직율은 중소기업이 31.9%로 대기업의 19.1%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중소기업들이 올 하반기에 업체당 평균 2.7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대상의 87.9%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및 복리후생 근무환경 등에서 대기업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 전문가들은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대기업에 못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많다고 충고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우량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천하면 성취감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중소기업들은 채용규모가 적기 때문에 공개채용보다는 필요할 때 수시모집을 통해 빈자리를 메우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거나 취업 전문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가구 제지 제약 등 전통 제조업에서부터 전자 IT(정보기술)벤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짜 기업들이 많다. 국내 벤처기업의 대표 주자인 휴맥스는 셋톱박스 업체로 벤처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공개채용을 하고 있다. 디지털 셋톱박스와 디지털TV 개발을 담당할 인력을 19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www.humaxdigital.com)를 통해 접수받는다. 생활가전 업체인 쿠쿠전자는 1978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전기밥솥 누적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채용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렌털서비스 분야 1위 기업으로 웅진씽크빅 극동건설 등 12개 계열사를 두고있는 중견그룹이다. 이 회사는 그룹공채를 통해 직원을 모집할 계획으로 오는 29일부터 10월13일까지 원서접수를 받는다. 경영기획 영업 전산 연구 등 8개 분야에 걸처 200명 내외로 뽑아 각 계열사에 배치한다. 인터넷 홈페이지(www.woongjin.com)를 통해 접수를 받고 1,2차 면접을 거쳐 오는 12월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테리어 가구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한샘은 10월부터 12월 사이에 공채를 통해 3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리바트는 연중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또 일진그룹은 오는 10월 하순부터 11월초까지 원서접수를 받아 12월중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일진그룹은 공인영어 점수가 없어도 응시할 수 있다. 제지 및 목재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국내 최대의 종합 제지 회사인 한솔제지가 올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오는 26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http://recruit.hansol.co.kr)를 통해 신청접수를 받고 서류전형과 1,2차 면접을 거쳐 11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목재 업체인 동화홀딩스는 이달 말까지 신입사원을 선발하며 인터넷 홈페이지(www.dongwha.co.kr)에서 서류를 접수받고 있는 중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중외제약이 최근 원서접수를 마치고 신입사원 공채를 마쳤다. 동아제약은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중 50여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특히 서류전형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이력서를 자필 한자로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녹십자도 영업 연구 생산 등 전 부문에 걸쳐 하반기중 1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구직자들은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긴 '1000억 클럽' 벤처기업도 공략해 볼만하다. 태산엘시디,유라코퍼레이션,성진지오텍,성광벤드,서울반도체,피앤텔,엠텍비전,비에스이 등 1000억 클럽 회원사들은 첨단기술로 무장한 알짜 기업으로 직원복지도 대기업 못지 않기 때문이다. 벤처산업협회 관계자는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알짜 기업"이라며 "이들 기업은 주로 수시채용을 하는 만큼 개별 업체의 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