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길은 있다] 외국계 기업 ‥ 이력서 미리 보내고 헤드헌터 활용하라

외국계 기업 입사를 노리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국내 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의 연봉과 철저한 주 5일제 근무,우수한 복지 수준,공정한 업무평가와 인사제도가 인기 요인이다. 다만 외국계 기업의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라 표현될 만큼 비좁다는 게 단점이다.

◆수시채용을 노려라

외국계 기업은 대규모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이 많아 부지런하게 채용 정보를 수집하는 게 중요하다. 관심있는 기업이 있다면 인사담당자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미리 보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국계 기업은 보통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사전 접수된 이력서를 활용한다. 이때 이력서 겉표지인 '커버레터(cover letter)'는 인사담당자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만큼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수시로 채용정보를 체크하는 게 버겁다면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올초 한 외국계 은행에 취업한 이모씨(27.여)는 "외국계 기업 취업 희망자가 늘면서 최근엔 경력자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예정자들도 헤드헌터에게 상담을 받고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며 "헤드헌터는 다양한 직종과 직급의 인사담당자와 접촉하기 때문에 목표 기업의 문화를 익히고 취업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턴제도 눈여겨볼 만하다. 르노삼성,한국얀센,듀폰,켈러그,BMW코리아 등이 인턴제를 운영 중이며 한국P&G,로레알코리아 등은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어학점수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외국계 기업이라고 토익,토플 등 높은 어학점수가 요구되는 건 아니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보다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전 세계 73개국,320개 사업장에서 6만8000여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문화와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뛰어난 어학실력을 갖추면 실무에 도움이 된다. 외국계 금융회사 입사 1년차인 서모씨(25.여)는 "본사와의 컨퍼런스콜이나 영어 문서작업이 많기 때문에 말하기,듣기,쓰기에 모두 능통한 직원들이 대부분"이라며 "채용 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영어심층면접을 보는 경우도 많아 대학 재학 시절에 스터디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고속 승진.취업문은 바늘구멍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재는 '이해력이 빠르고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사람'(59%),'자기계발 의지가 강한 사람'(44%),'조직적응력이 뛰어난 사람'(40%),'창의적인 사람'(23%) 등 순으로 나왔다. 그만큼 성과지향적이고 직무전문성을 추구한다는 얘기다.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입사 연차에 상관없이 능력만 갖추면 '초고속 승진'도 가능하다. 반면 업무 능력이 떨어지면 조직에서 도태되거나 조기 퇴직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외국계 기업의 취업문은 상당히 좁다. 올 하반기엔 예년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외국계 기업 97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46개사)의 60.8%(28개)만이 채용계획이 있었고 미정인 기업은 21.7%(10개),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은 17.4%(8개)에 달했다. 한국IBM은 다음 달 50명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며,한국후지쯔는 10월 이후 15명,한국델파이는 10월 10여명을 뽑기로 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하경환 인턴(한국외대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