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 거의 '환헤지' … 환차익 못누려

올 들어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같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20%에 가까운 수익률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환헤지를 한 펀드에 주로 가입해 수익률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환헤지 여부를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35개 해외펀드를 분석한 결과 올초 이후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환헤지를 한 펀드에 비해 10∼2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펀드의 총 설정액 9418억원 중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에 가입한 금액은 7.1%인 675억원에 불과했다. 일본 기업에 투자하는 'PCA일본대표기업' 주식형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는 '자I-1클래스C'는 올 들어 -17.0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자I-2클래스C'는 0.46%의 수익을 냈다. '삼성당신을 위한 N재팬 주식형펀드'도 환헤지를 하는 '1-A'형은 24.1%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헤지를 하지 않은 '2-A'형의 손실률은 6.69%에 그쳤다.

이처럼 수익률 격차가 큰 것은 올 들어 원.엔 환율이 25.4%나 뛰었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한 펀드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28%나 폭락했기 때문에 하락폭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는 환차익으로 손실폭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에 투자한 펀드들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10% 이상의 수익률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도 18.5%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l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