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상한 투자자들 ELD로 몰린다


시중銀 연 4~6% 금리 보장…7월 이후 판매실적 50배 늘어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주가가 급락하자 은행이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ELD)이 대안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성격이 유사한 증권업계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원금마저 손실을 보는 사례가 속출하는 와중에 은행들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연 4~6%대의 이자율을 보장하고 나서면서 은행 ELD가 불안기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뜨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3일부터 판매한 'KB리더스정기예금 16호'에 17일까지 933억원이 몰려들었다. 통상 2주 정도 판매하는 은행권 ELD 상품에 900억원 넘게 뭉칫돈이 몰려든 것은 ELD를 판매한 이후 처음있는 일로 지난 7월 후반의 판매실적(18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50배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국민은행은 설명했다.

국민은행 ELD 상품이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모은 것은 어떤 경우에도 연 6.5%의 이자율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만기가 1년인 이 상품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1년 뒤 만기지수가 기준 지수를 웃돌면 연 7.0%를,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미만인 경우엔 연 6.5%를 지급한다.

정현호 국민은행 팀장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과 기관들도 이 상품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내친 김에 최저 보장금리를 더 높인 후속 상품 'KB리더스정기예금 17호'를 18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연 6.6%를 보장하며,1년 뒤 주가가 오를 경우 연 7.2%의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신한은행 역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최저 연 4.0%의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내놓고 본격 마케팅에 나섰다.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10호' 중 '1년만기 고수익안정형'이 그것이다.

이 상품은 △주가가 5% 이상 상승하면 연 7.5% △5% 미만~-20% 이내면 연 6.0% △20% 이상 하락하면 연 4.0%의 금리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판매 마감일인 오는 29일까지 총 1000억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신한은행이 올 들어 최고 판매실적을 기록한 지난 2월의 'PGA 2호'보다 4배 이상 목표를 높게 설정한 것이다.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국민은행처럼 주가 하락시에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ELD 상품의 설계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ELD는 중도해지할 경우 중도해지수수료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원리금이 보장된다.

한편 증권업계의 ELS,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ELF는 리먼 사태 이후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용어풀이]

◆ELD(Equity Linked Deposit)은행의 예금상품에 주가선물이나 옵션 등을 추가해 만든 금융상품. 증권사에서 파는 ELS와는 달리 예금자보호대상이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