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K2 파격세일은 전부 가짜"...K2 유사상표와 '10년 전쟁'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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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상표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째입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언제든 회복할 수 있지만 회사 존립을 흔드는 유사상표 업체들로부터 상표권을 되찾는 데 드는 시간은 끝이 없더군요. "(정영훈 K2코리아 대표·사진)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K2'를 운영하는 K2코리아는 요즘 잔칫집 분위기다.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유사상표 판매업체들과 벌여온 오랜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승소 판결을 받았기 때문.K2는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에 이어 국내 아웃도어 시장 3위의 유명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 30여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독 K2가 유사상표 판매업자들의 집중 타깃이 된 것은 출시 초기에 상표권 등록에 소홀했기 때문.그동안 유사상표들이 버젓이 상표권 등록을 해놓아 수사기관에 신고해도 당장 압수·처벌이 쉽지 않았던 것.K2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에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시중에 나돈 K2 유사상표는 'K-2''K2 salaman''K2 matsin''K2 ACT''MK-2' 등 무려 40여가지.K2 측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교묘하게 변형한 유사상표 제품을 K2 제품인 줄 알고 샀다가 하자가 생기면 K2로 항의하는 사례가 빈번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K2가 이런 유사상표를 조사·단속하고 소송을 하는 데 들인 비용만 60억원에 달한다.
유사상표 단속 실무를 맡은 정용재 K2 브랜드마케팅 팀장은 "지난 3년간 사무실 자리를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다"며 "카메라를 들고 유사 제품을 속여 파는 매장에 찾아가 증거물로 제품을 구입하고 '점포정리''파격세일' 등 길거리 전단지를 제거하느라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렇게 적발한 사례만 100건을 넘는다. 유사상표가 늘어날수록 K2 측의 대응 방법도 다양해졌다. 유사상표 주의를 당부하는 광고에서부터,블로그를 통해 피해 사례를 모으고,등산로 주변에서 등산화를 무료로 대여해주면서 K2 정품을 알리기도 했다. 이제는 경쟁 브랜드들이 유사상표 대응법을 문의해올 정도다. 하지만 정 팀장은 "아무리 단속을 해도 유사상표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막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K2 측의 매출 등의 피해가 수십억원에 이르지만 단속된 업자들에는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로 끝나기 때문이다.
K2 측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유사상표 생산·판매를 적극 단속할 수 있게 됐지만 유사상표 업자들이 가을·겨울 제품을 이미 생산해놓은 터라 당분간 유사 제품이 시중에 나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팀장은 "등산로 입구나 길거리에서 'K2 파격세일'을 한다면 무조건 유사상표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K2'를 운영하는 K2코리아는 요즘 잔칫집 분위기다.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유사상표 판매업체들과 벌여온 오랜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승소 판결을 받았기 때문.K2는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에 이어 국내 아웃도어 시장 3위의 유명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 30여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독 K2가 유사상표 판매업자들의 집중 타깃이 된 것은 출시 초기에 상표권 등록에 소홀했기 때문.그동안 유사상표들이 버젓이 상표권 등록을 해놓아 수사기관에 신고해도 당장 압수·처벌이 쉽지 않았던 것.K2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에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시중에 나돈 K2 유사상표는 'K-2''K2 salaman''K2 matsin''K2 ACT''MK-2' 등 무려 40여가지.K2 측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교묘하게 변형한 유사상표 제품을 K2 제품인 줄 알고 샀다가 하자가 생기면 K2로 항의하는 사례가 빈번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K2가 이런 유사상표를 조사·단속하고 소송을 하는 데 들인 비용만 60억원에 달한다.
유사상표 단속 실무를 맡은 정용재 K2 브랜드마케팅 팀장은 "지난 3년간 사무실 자리를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다"며 "카메라를 들고 유사 제품을 속여 파는 매장에 찾아가 증거물로 제품을 구입하고 '점포정리''파격세일' 등 길거리 전단지를 제거하느라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렇게 적발한 사례만 100건을 넘는다. 유사상표가 늘어날수록 K2 측의 대응 방법도 다양해졌다. 유사상표 주의를 당부하는 광고에서부터,블로그를 통해 피해 사례를 모으고,등산로 주변에서 등산화를 무료로 대여해주면서 K2 정품을 알리기도 했다. 이제는 경쟁 브랜드들이 유사상표 대응법을 문의해올 정도다. 하지만 정 팀장은 "아무리 단속을 해도 유사상표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막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K2 측의 매출 등의 피해가 수십억원에 이르지만 단속된 업자들에는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로 끝나기 때문이다.
K2 측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유사상표 생산·판매를 적극 단속할 수 있게 됐지만 유사상표 업자들이 가을·겨울 제품을 이미 생산해놓은 터라 당분간 유사 제품이 시중에 나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팀장은 "등산로 입구나 길거리에서 'K2 파격세일'을 한다면 무조건 유사상표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