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황산‥구름바다 저 너머 붉은 태양이 춤을 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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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黃山)은 중국 10대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는 명산이다. 구름바다(雲海) 위로 드러나는 뾰족 바위봉우리(奇岩)와 그 바위봉우리에 뿌리내린 고절한 소나무(奇松) 그리고 뜨끈한 온천(溫泉)이 어울린 명승으로 이름 높다. 중국인들은 '오악(五岳)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고,황산을 보고 나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황산의 그 절경을 노래한다.
■구름 위의 산책황산 트레킹 코스는 크게 동·남·북 세 갈래로 나뉜다. 일반 관광객들은 동쪽 운곡사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르는 게 보통이다. 운곡사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비교적 평탄하기 때문이다.
운곡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8분 만에 산 중턱인 해발 1670m의 백아령에 닿는다. 이후 돌계단 길을 따르는 것으로 황산 트레킹이 시작된다. 길은 광명정으로 향한다. 황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편평한 정상에서는 동해의 기이한 경관과 서해의 봉우리 무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맞이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광명정에서 30분쯤 가면 비래석이 보인다. 비래석은 높이 12m에 360t이나 되는 바위인데 이름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져 박힌 듯한 모습이다. 바위를 만지며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을 각색해 만든 영화의 배경으로도 나왔었다.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배운정이 나온다. 수많은 산봉우리와 기암괴석이 한데 어울려 독특한 산악미를 펼쳐보이는 곳이다. 구름과 안개가 서해의 골짜기를 휘감아 오르다 이곳에 이르면 저절로 걷힌다고 해서 배운정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배운정은 특히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황산에서의 해맞이 포인트는 청량대.산정에서 숙박한 관광객들이 해맞이를 위해 모두 모이는 곳이다. 바위봉우리를 휘감은 구름바다를 뚫고 떠오르는 일출풍경이 장관이다. 해맞이 뒤 천천히 걸으면 바위봉우리 꼭대기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를 만난다. 봉우리 아래에는 누워 잠자고 있는 사람 같은 모습의 돌이 있다. 바로 몽필생화다. 소나무는 1970년대에 고사해 모조 소나무를 세워 놓았다고 한다.
■선계로 향하는 서해대협곡과 비취계곡
황산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서해대협곡.황산 24개 협곡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경치라는 의미로 '몽환경구'라고도 한다. 수직절벽 허리춤에 걸려 있는 폭 좁은 계단길이 아찔하다. 계단길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봤다가는 현기증이 일어 주저앉을 수도 있다. 이 코스는 1979년 76세의 나이로 황산에 올랐던 덩샤오핑(鄧小平)이 그 절경에 감탄해 개발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12년간의 설계와 9년간의 공사 끝에 2001년에야 완공됐다. 비취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랑의 계곡'이라고도 하는 비취계곡은 6㎞ 길이의 작은 계곡.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와 연못이 어울려 빚어내는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연못의 깊이와 바닥에 깔린 돌로 인해 제각각 다른 빛을 내는 물색이 환상적이다. 화경지는 주윤발 주연의 영화 '와호장룡'의 배경으로도 나왔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