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금융회사 부실채권 정리에 큰 기대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최대 관심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 부실채권 정리 방안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마련한 광범위한 구제금융 방안이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택 등 부동산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지난 주말의 상승장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로 금융사 간 자금 공여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 점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자들이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회 입법 과정에서 논란을 빚으며 시행이 늦어질 경우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차압 위기에 몰린 주택 보유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구제금융법안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한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도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은 주택 가격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전방위 구제금융안을 계기로 모기지 시장이 정상화되고 주택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면 주택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금융사들이 그동안 중단하다시피한 모기지 대출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기지 영업이 살아나야 집을 사고 싶은 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정부가 이번 조치를 계기로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 부실 채권을 사들이면 모기지 관련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다. 집값 안정은 악순환에 빠진 미국 금융시장 및 경제를 선순환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24일 발표되는 8월 기존 주택 판매 동향은 주식시장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규 주택 판매 통계는 다음날인 25일 발표된다. 같은날 발표되는 8월 내구재 판매 통계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미국 경제현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금시장의 움직임도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신용 공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투자 성향이 강해져 금값과 미국 국채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주말 정부가 광범위한 금융시장 구제금융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값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32.3달러(3.6%) 떨어진 온스당 864.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미국 국채가격도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