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장 벗어라"

내달부터 8만6400명 복장 자율화
드레스코드는 '비즈니스 캐주얼'

'삼성맨'들이 딱딱한 넥타이 정장에서 벗어난다. 삼성전자는 10월부터 근무 복장을 자율화한다고 22일 밝혔다. 수원이나 기흥사업장에서만 시행되던 자율복장 제도를 서울 본사까지 확대해 임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높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8만640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은 비즈니스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드레스 코드는 '비즈니스 캐주얼(business casual)'이다. 남성 사무직 직장인을 기준으로 삼성맨의 기존 복장은 '정장에 구두'스타일이었지만 앞으로는 일반 재킷이나 편안한 스타일의 체크무늬 셔츠까지 맞춰 입을 수 있게 됐다. 대신 쉽게 구겨지는 면바지나 청바지,라운드 티셔츠 등은 제외된다. 여성 직장인은 기존대로 자유롭게 입을 수 있지만 무릎 위를 훌쩍 넘어가는 미니스커트는 허용되지 않는다.

신발코드도 바뀌었다. 운동화를 제외한 편안한 신발은 모두 착용할 수 있다. 여성은 슬리퍼와 운동화를 제외한 끈 있는 샌들,캐주얼화를 골라 신을 수 있다. 예외도 있다. 고객을 상대하거나 영업을 하는 일선 부서에 한해서는 비즈니스 예의대로 정장을 착용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GE,HP,노키아 등의 기업들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근무 복장으로 삼고 있다"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기업들의 추세와 발맞추기 위해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내에선 이미 삼성전기,삼성SDS,삼성코닝정밀유리,에버랜드,제일기획 등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시행 중이다. 이번에 삼성 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까지 자율복장제를 전면 확대함에 따라 직장 남성들의 옷차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