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기름값 내려도 '한숨'

비수기 접어드는데 환율 손실 눈덩이
11월부터 유류할증료 수입마저 줄어

항공 업계가 국제유가 내림세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달러 수요가 많은 업종 특성 탓에 여전히 불안한 원·달러 환율은 경영 전반을 압박하고 있고,추석 이후 본격적인 비수기로 실적 전망이 어둡다. 게다가 항공유 가격 하락으로 11월부터는 유류할증료마저 인하될 예정이어서 유가 하락이 반갑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WTI·서부텍사스원유 기준)는 지난 7월11일 배럴당 147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두 달 만에 유가가 30% 넘게 내린 셈이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대한항공은 연간 300억원,아시아나항공은 165억원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유가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두 항공사는 각각 1조2000억여원,6600여억원의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항공업계는 그러나 미국발(發) 금융시장 경색으로 불안정하게 출렁이는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비행기 구매와 항공유 구입 등에 따른 달러 수요가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연간 20억달러를 웃돌아 연간 기준 환율이 달러당 10원 오르면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8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상반기에 적지 않은 영업손실을 입은 항공업계로선 비수기가 더욱 걱정스럽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난달 운송지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총 운항횟수는 1만8137회로 전년 대비 0.9% 줄어들었다. 항공사 수익과 직결되는 하루 평균 여객수와 항공화물 처리량도 각각 8만9920명과 6575t으로 6.8%와 4.0% 감소했다. 경기 둔화와 환율 상승 등으로 일부 노선 운항이 중단돼 성수기인 8월의 여객·수송 화물실적도 올 들어 최악의 상황이었다. 유류할증료 인하도 항공업계에는 부담요인이다. 11월부터 적용될 유류할증료는 지난달과 9월 국제유가 하락으로 현재 22단계에서 16~17단계로 인하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천~LA 구간의 유류할증료(편도 기준)는 현재 221달러에서 130~140달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