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귀찮아 죽겠네!

받자마자 신고하는게 최선, 080·060은 차단번호 지정

추석 명절을 맞아 승용차를 몰고 귀향길에 올랐던 회사원 K씨(38)는 음란성 스팸 문자메시지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운전석 뒤에 앉아 K씨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초등학교 4학년 딸(9)이 때마침 날아온 음란 스팸 문자를 보고 꼬치꼬치 따지고 들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설명을 하고 넘어갔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K씨 사례처럼 음란성이나 광고성 스팸 문자메시지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000통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낼 수 없게 제한하고 불법 스팸을 보내면 1년간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스팸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스팸을 받으면 곧바로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휴대폰 스팸 차단 요령=휴대폰 스팸을 막으려면 우선 스팸 전화로 의심될 경우 응답하지 말아야 한다. 짧게 울리고 끊겨버리는 전화는 십중팔구 원링 스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팸에 응답하면 계속 스팸이 전송되는 데다 스패머(스팸을 발송하는 사람들)끼리 정보가 공유돼 더 많은 스팸을 받을 수 있다.

스팸 문자메시지에 많이 이용되는 단어를 필터링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나온 휴대폰에는 필터링 기능이 기본 내장돼 있다. 080,거부,서울,대리,운전,광고,상담,도착,리얼 등 스팸에 많이 활용되는 단어를 등록만 해둬도 스팸 문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불법스팸대응센터에는 4000개의 스팸트랩(가상 휴대폰 번호)을 통해 수신된 메시지에 가장 많이 포함된 단어를 분석해 매달 스팸 차단어 톱10을 발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060,080 등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에 대해 차단신청을 하는 것도 스팸 전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가입한 이통사 고객센터(국번없이 114)에 전화해 일괄차단 신청을 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무료다.

◆휴대폰 스팸신고 방법=스팸을 받으면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불법스팸대응센터 홈페이지(spamcop.or.kr
)에 들러 신고하면 된다. 불법스팸대응센터는 휴대폰 스팸은 물론 이메일 팩스 등을 이용한 불법스팸에 대해서도 접수한다. 불법스팸대응센터에서 스팸신고 프로그램인 스팸캅(SpamCop)을 PC에 한번 설치해 두면 스팸 신고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전화(국번 없이 1336)로 간편하게 신고할 수도 있다. ARS 안내에 따라 수신한 불법 스팸 신고를 할 수 있는데 신고자가 시내통화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2007년 2월 이후 나온 휴대폰에는 스팸 간편신고 기능이 갖춰져 있어 이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