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밀레니엄포럼] 비정규직법 개정 필요…노동문제 편가르기 안돼

새 정부에 요구되는 시대과제는 우리나라를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선진화를 위해선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게 일차적 과제고 내용적으로는 일류국가에 맞는 품격과 질서,문화를 갖추는 것이다. 요즘 건물이 1970년대와 다르듯 사회 모습도 완전히 달라져야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해외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가 하면 쇠고기 파동처럼 국내 갈등요인이 나타나 개혁작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북한의 정치적 격변 발생 가능성도 변수다.

노동부는 노사관계 선진화와 활력 있는 노동시장 구축,국민을 섬기는 노동행정을 3대 기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노사관계 선진화에선 노조문제 등 집단적 노사관계가 가장 큰 과제다. 서구사회에선 노사관계는 행정대상에 들지도 못하지만 우리에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다른 문제로 넘어갈 수 없다. 새 정부 들어선 뒤 노조 쪽에선 새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라고 불신하고 적대적 감정으로 대했는데 새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 등을 뒤늦게 시작하는 단계에서 강력한 노조와 마찰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의 노사관계 경험을 바탕으로 노사관계가 달라져야 한다는 분위기도 현장 속에 있는 듯하다.

이와 함께 노동행정 주요 과제 중 대표적인 것은 소위 2009년까지 유예된 집단노사관계 체제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복수노조 문제는 더 이상 도입을 늦출 수 없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도 실시해야 된다. 제도 도입이 2010년 1월1일부터 시행돼 있어 적응기간 등을 고려,이번 정기국회에서 해결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다른 주요 과제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기간제 근로자가 2년 이상 고용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든가 아니면 더 이상 채용할 수 없는 이상한 구조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불가피하게 이 문제를 개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이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동문제를 놓고 보수세력에선 반대편을 색깔론으로 공격하고,반대편은 '가진 자와 안 가진 자'로 편가르기를 한다. 노동문제와 관련해 이런 시각은 문제가 있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면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많은 사람이 제3자의 문제를 개혁하는 데는 적극적이면서도 자기 문제가 되면 '나는 빼고서(Ohne mich)'라고 주장한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기본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구태를 벗어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