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식품안전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28일과 29일 잇따라 당정협의를 갖고 멜라민 파동에 따른 식품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와 농림수산부로 나뉜 식품 검역체계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일원화하고,식품 원산지 표기 규제 강화,식품위해발생 경보제 실시,집단소송제 및 식품 제조자에 대한 무한책임제 도입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식품 위해사범에 대한 '2진 아웃제',위해식품 제조자의 부당이익을 최고 10배까지 환수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검역체계의 개선부터 제조ㆍ유통의 감시 및 위해식품에 대한 처벌의 대폭 강화 등 종합적인 안전대책으로 볼 수 있다.

식품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국민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보다 당면한 과제가 없고 보면 멜라민 문제에 대한 대책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무엇보다 일회성으로 그칠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안전대책으로서 실효성(實效性)있는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대책들을 보면 또다시 사후약방문식으로 급조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중국산 위해식품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한두 차례가 아니다. 그때마다 안전대책이 나오고,위해식품업자 등에 대한 처벌강화 등도 빠짐없는 단골메뉴였지만 별로 개선(改善)된 것이 없는 실정인 것이다.

특히 또다시 거론된 집단소송제 등도 그렇다. 우리가 이미 식품 소비량의 80%를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언제 또 다른 유형의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할지 한시도 마음을 놓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식품이 만들어지고 들어오는 과정,유통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감시체계의 확립이 우선되지 않은 채 처벌만능주의로 자칫 식품업계의 경영기반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제도를 섣불리 도입할 경우의 파장과 실제로 식품안전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도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유해한 식품에 대한 감시강화를 통해 유통 자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의 마련이다. 각종 방안들만 나열했다 파문이 가라앉으면 다시 흐지부지 할 것이 아니라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핵심 대책에 정부의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