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피해 6년간 190조원 … 허술한 보안 '기업 돌연사' 유발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난과 실적 악화 등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이 핵심기술 관리에 실패,유출사고를 당할 경우 자칫 돌연사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한국경제신문사가 30일 서울 중림동 본사 다산홀에서 주최한 '사내 정보보안과 효율적인 문서관리시스템 구축전략 컨퍼런스'(한국HP 후원)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미현 파수닷컴 마케팅팀장은 국가정보원의 자료를 인용,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국내 기업의 피해액이 190조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2003년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적발된 기술유출건수 145건 중 전·현직 직원에 의한 유출이 12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설계도면이나 핵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등 기업의 핵심 정보자산이 유출되면 막대한 금전적 피해는 물론 사업 기반의 붕괴로 기업이 돌연사할 수도 있고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 접근이 허용된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까지 방지할 수 있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솔루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업 업무의 필수품인 프린터를 통한 정보유출 위험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프린터 등을 통한 정보 보안사고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448건이 발생했으며 건당 평균 270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에반스데이터에 따르면 보안 유출사고가 최근 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으며 작년 한 해 기업별로 평균 1건 이상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근 한국HP 마케팅본부 차장은 주제발표에서 "기업의 사무용 프린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운영되고 있는 추세여서 프린터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대다수 기업들이 이에 대한 보안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