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안 부결 '후폭풍'] 키코·가계빚·부동산PF 부실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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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등에 中企부도 위험수위
미국발 금융위기가 외환,주식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실물경제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키코(KIKO),가계대출 부실 등 잠복해 있는 3대 내부 악재가 하나라도 터질 경우 외부 불안 요인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금융위기가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유동성 확보에 초비상이 걸리면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키코 중기 줄도산 위기
환율 상승과 외화 유동성 부족이라는 금융위기에 노출된 중소기업들로서는 키코문제가 생존을 위협하는 당면 최대 과제다. 키코계약을 맺은 중소기업의 70%는 환율이 1200원으로 치솟을 경우 부도가 날 것이라고 답할 정도로 연쇄 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키코 가입에 따른 130여개 중소기업 손실 규모는 지난 6월 3228억원에서 9월 들어 946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1030원 안팎에서 1100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키코 외에 피봇 등 다른 통화옵션 상품 피해를 합하면 중소기업의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키코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사실상 부도 상태에 빠진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경기 악화와 내수 부진으로 중기대출 연체율이 1%를 훌쩍 넘어서면서 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줄을 조이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신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은 245개로 전 분기보다 94.4%나 늘었으며 부도 등으로 워크아웃을 중단한 기업도 53개에 달했다.
◆PF위기 고비는 넘겼지만
건설사 자금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돼온 부동산 PF는 일단 고비를 넘겼다. 삼성 대우 미래에셋 등 대형 증권사를 포함한 21개 증권사가 30일 '건설업계 지원을 위한 금융권 자율협약(건설사 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에 가입하면서 건설사의 목을 조르고 있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증권(ABS) 처리문제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연말까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ABCP와 ABS의 만기가 몰려 있어 자칫 연말 건설사의 도미노 부도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단 뇌관은 제거한 셈이다. 6월 말 현재 건설사의 PF 관련 ABCP와 ABS 금액은 18조2000억원이다.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경우 채권 상환 시점이 1년간 연장되면서 당분간은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대주단협의회 관계자는 "증권사의 참여로 금융회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률이 95% 선까지 높아져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회복과 아파트 미분양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6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에서 8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대출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대출 500조원도 폭탄
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은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5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489조6243억원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급상승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은행대출 금리가 최근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정형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10%대에 육박하자 주택 대출자는 물론 금융권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카드 캐피털 등 비예금 회사들이 취급하는 대출,신용판매,할부 등을 더하면 가계대출 규모는 600조원에 육박한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당장의 위협 요인은 아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김현석/이태명 기자 sglee@hankyung.com
미국발 금융위기가 외환,주식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실물경제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키코(KIKO),가계대출 부실 등 잠복해 있는 3대 내부 악재가 하나라도 터질 경우 외부 불안 요인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금융위기가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유동성 확보에 초비상이 걸리면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키코 중기 줄도산 위기
환율 상승과 외화 유동성 부족이라는 금융위기에 노출된 중소기업들로서는 키코문제가 생존을 위협하는 당면 최대 과제다. 키코계약을 맺은 중소기업의 70%는 환율이 1200원으로 치솟을 경우 부도가 날 것이라고 답할 정도로 연쇄 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키코 가입에 따른 130여개 중소기업 손실 규모는 지난 6월 3228억원에서 9월 들어 946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1030원 안팎에서 1100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키코 외에 피봇 등 다른 통화옵션 상품 피해를 합하면 중소기업의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키코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사실상 부도 상태에 빠진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경기 악화와 내수 부진으로 중기대출 연체율이 1%를 훌쩍 넘어서면서 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줄을 조이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신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은 245개로 전 분기보다 94.4%나 늘었으며 부도 등으로 워크아웃을 중단한 기업도 53개에 달했다.
◆PF위기 고비는 넘겼지만
건설사 자금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돼온 부동산 PF는 일단 고비를 넘겼다. 삼성 대우 미래에셋 등 대형 증권사를 포함한 21개 증권사가 30일 '건설업계 지원을 위한 금융권 자율협약(건설사 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에 가입하면서 건설사의 목을 조르고 있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증권(ABS) 처리문제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연말까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ABCP와 ABS의 만기가 몰려 있어 자칫 연말 건설사의 도미노 부도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단 뇌관은 제거한 셈이다. 6월 말 현재 건설사의 PF 관련 ABCP와 ABS 금액은 18조2000억원이다.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경우 채권 상환 시점이 1년간 연장되면서 당분간은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대주단협의회 관계자는 "증권사의 참여로 금융회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률이 95% 선까지 높아져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회복과 아파트 미분양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6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에서 8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대출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대출 500조원도 폭탄
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은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5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489조6243억원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급상승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은행대출 금리가 최근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정형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10%대에 육박하자 주택 대출자는 물론 금융권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카드 캐피털 등 비예금 회사들이 취급하는 대출,신용판매,할부 등을 더하면 가계대출 규모는 600조원에 육박한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당장의 위협 요인은 아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김현석/이태명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