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월 투자전략 보고서 '쓰레기통' 신세

미국발 금융쇼크 여진이 계속되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10월 투자전략 보고서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거나 서둘러 수정 되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투자환경이 극도의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증권사들 역시 증시 향배를 전망하는데 그 어느때 보다 애를 먹고 있다.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되는 10월 월간 전략보고서들이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의회통과 무산으로 세계 증시가 수렁으로 빠져들면서 급수정되거나 특집보고서로 대체되고 있다.

통상 증권사들의 월간 전략보고서는 매월말 작성돼 배포되지만 미 의회의 구제법안 제동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탈고 직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10월 월간전략 보고서를 미국 금융위기를 주제로 한 특집물로 대체했다.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월간전략 보고서를 탈고하기 직전 미국 구제금융법안이 공화당 반대로 하원통과가 무산되면서 미국증시가 일간 하락률로는 22번째인 6.9% 하락했다"면서 "95%이상 작성된 보고서는 소각장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촌급을 다투는 시기의 월간전략 발간이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금융위기를 입체적으로 진단하는 보고서로 이를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10월 전망보고서를 미리 내놓았던 현대증권은 더 긴박하게 돌아갔다. 투자의견을 하룻만에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의회통과가 무산된 지난달 30일 긴급회의를 열고 10월 전략보고서 수정을 논의했다"면서 "보고서를 내놓은지 하룻만에 의견을 바꿔야 하는 입장이어서 곤혹스러웠지만 사안이 워낙 급박해 스팟 보고서를 다시 내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당초 10월 투자전력으로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았다 3개월 '중립'으로 긴급수정했다.

전날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LS자산운용도 "배포한 자료에 나와있는 주식전망은 의미 없다"며 난감해 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촌각을 다투는 이슈들이 쏟아지는 등 한치 앞을 알아 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전망보고서를 미리내던 증권사들도 신중히 대처하는 쪽으로 자세를 바꾸고 있다"면서 "미국발 금융쇼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몰라 증권사 리서치팀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