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조직 지는 조직] (1) 창의성의 비밀‥봉숭아학당 株價 90만원

개그콘서트 모든 코너, 주가 산정
출연진간 치열한 경쟁…협력 유도

김석현 PD는 '봉숭아 학당'을 두고 "외계인이나 짐승이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라고 말한다. '봉숭아 학당'만큼 개그맨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다양한 컨셉트로 코너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포맷이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봉숭아 학당'에서는 어떤 융합도 가능하고 어떤 개성도 녹일 수 있다. 새롭지 않거나 재미가 없으면 가차없이 전학이다. 그 덕에 '봉숭아 학당'에서 살아남은 개그맨들은 자기만의 캐릭터를 고유의 브랜드로 갖는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자기만의 고유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개그콘서트'는 '봉숭아 학당'을 포함한 모든 코너를 경쟁에 붙인다. 대표적인 예로 연습실 화이트보드에는 PD와 작가들이 각 코너의 인기를 주가로 산정한 표가 있다. 코너 안에서 출연진이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을 하면서도 협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봉숭아 학당'은 현재 90만원(상장가 5만원 기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봉숭아 학당'은 10~13명으로 구성돼 완전한 자유경쟁체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코너다. 신인 개그맨도 실력만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날릴 수 있다. '황마담(황승환)''연변 총각(강성범)''출산드라(김현숙)''옥동자(정종철)''복학생(유세윤)' 등이 이곳에서 뜬 개그맨이다.

글=박신영ㆍ사진=강은구 기자 nyusos@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