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값 바닥모를 추락

골프회원권 값이 6개월여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일부 골프장에 끼었던 '거품'이 급속하게 꺼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고가 회원권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대부분 골프회원권 값이 2006년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골프회원권 값이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3년래 처음 있는 일이다.

3일 골프장회원권 거래업계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가격은 올해 가장 높았던 지난 3월 말보다 25% 정도 하락했다. 안성베네스트GC 우대회원권의 경우 3월 말 5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2억7000만원으로 무려 48%나 떨어졌다. 이스트밸리CC는 같은 기간 15억9000만원에서 10억3000만원으로 5억6000만원이 빠졌다. 골프회원권 값이 장기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세가 실종되며 거래 자체가 거의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회원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건설ㆍ증권사 등이 초고가 법인회원권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화산CC가 25%,렉스필드 24.6%,신원 22.2%,가평베네스트GC는 15.8%의 하락률을 보여 수도권 고가회원권이 하락세를 이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1일부터 개별소비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아 1인당 그린 피를 2만~5만원씩 내린 충청 강원 영ㆍ호남 등 지방 골프장 회원권값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골프회원권 값 하락이 지속되자 일부에서는 1990년대 폭락한 일본 회원권 시장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수는 18홀 기준으로 2002년엔 175개였으나 지난해 말엔 298개로 5년 새 70%나 늘어났다. 협회는 이런 추세라면 2011년 말엔 531개,2015년엔 581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2010년대 초반이면 적정 골프장 수 450~500개를 초과하게 됨으로써 상당수 골프장의 경영 수지가 악화되면서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