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다] 지주사 구조는 어떻게‥하나금융 완전한 매트릭스…

KB금융 절충형 매트릭스

우리·신한 법인별 수직구조은행들이 속속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지주사 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과 증권,보험,카드사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따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매트릭스 체제

회사별로 짜여진 기존 지주사 구조에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트릭스(matrix) 조직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매트릭스란 법인 중심의 수직 조직과 별개로 기능별 수평 조직을 함께 두는 조직 체계다. 개인 금융과 기업 금융,자산 관리의 3개 비즈니스유닛(BU)과 지원 기능을 맡는 1개 코퍼레이트센터(Corporate Center)로 구성되는 게 하나금융 매트릭스 조직의 핵심이다. 또 3개 BU 부회장과 코퍼레이트센터 사장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결재를 맡지 않고 각 분야에서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정보는 서로 공유하면서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기업금융은 윤교중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으며 개인금융 부회장은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겸임하고 있다. 자산관리 부회장도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함께 맡고 있다. 기존의 지주사 조직들은 코퍼레이트센터로 묶여 김종열 사장이 이끌고 있다.

개인금융 BU에는 하나은행의 개인금융과 신용카드,PB사업과 하나캐피탈,하나HSBC생명 등이 포함돼 있으며 기업금융 BU는 하나은행의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사업,하나IB증권,하나대투증권의 기업금융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자산관리 BU는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의 웰스매니지먼트(WM),법인 영업,연금신탁 사업과 하나대투증권의 리테일본부,리서치센터 사업,하나IB증권의 금융상품영업 사업군으로 이뤄졌다. 코퍼레이트센터는 그룹 전략과 재무,홍보,IR 등으로 구성됐다.

◆KB금융,절충형 매트릭스지난달 출범한 KB금융그룹은 절충형 매트릭스 조직을 선택했다. 조직 안정을 위해 기존의 법인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사업부문 간 유기적인 협력도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그룹 총괄 및 비은행 부문을 맡고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은행 부문을 담당한다. 김중회 KB금융 사장은 코퍼레이트센터인 그룹지원 부문을 지휘한다. 황 회장은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시너지 평가에 따라 적절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은행,증권,보험,캐피털 등 폭넓은 사업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의 법인별 수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단,지주사가 자회사 간 상호 협조가 잘 이뤄지도록 그룹 총괄 및 자회사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러 금융지주사들이 매트릭스 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법과 감독 체계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매트릭스 조직으로 제대로 정착하는지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