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형제경영' 힘 실린다

사촌 최창원 부회장·동생 최재원 부회장에
'CEO 세미나'등 그룹경영 적극 참여시켜


최창원 SK건설·SK케미칼 부회장과 최재원 SKE&S 부회장 등 SK가(家) 오너 형제들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전문경영인과 함께 계열사 경영에만 매달려온 행보에서 벗어나 SK 공식 직함으로 대외 활동을 늘리고 있다.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은 최태원 회장이 달라진 그룹 위상에 걸맞게 형제들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6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에 최창원,최재원 부회장 등 두 형제가 최 회장을 수행한다.

매년 해외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는 그룹의 경영전략을 짜는 전략회의 성격으로,두명이 나란히 참석함에 따라 형제간의 협력을 통해 성장해 온 회사 전통을 잇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형제 경영의 좌장을 맡고 있는 최신원 SKC 회장도 그룹을 대표해 군 부대와 경찰을 방문, 성금을 전달하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포함해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김신배 SK텔레콤 사장,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박장석 SKC 사장,윤석경 SK C&C 사장,유웅석 SK건설 사장,이정화 SK해운 사장,유용종 워커힐 사장,김중호 SKE&S 사장, 김치형 SK가스 사장,이현승 SK증권 대표,박영호 SK㈜ 사장 등이 총집결할 예정이다. 최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세미나에서는 SK그룹 및 각 계열사의 경영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내년 사업계획 등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SK그룹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그룹 외형이 커져 전문경영인으로 경영에만 전념하던 형제들과의 협력경영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SK그룹 특유의 형제 경영을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너 형제간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촌인 최창원 부회장은 최근 신설한 'SK상생경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그룹의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협력사들과 상생협력을 위한 행사도 최 회장을 대신해 도맡아 주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SKE&S SK가스 등 경영에만 매진했던 친동생 최재원 부회장도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올 들어 'SK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SK의 숙원과제인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러 에너지협력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발표를 통해 SK의 오너경영인으로서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SK건설과 SK케미칼 지분을 각각 9.61%와 8.79%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최신원 회장의 친동생이다. 최재원 부회장은 SKE&S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SK가스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