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 쌍용건설‥초고층 호텔 시공기술 독보적, 해외 고급 건축이 '성장 동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기간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냈다. 그는 이 기간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지사와 파키스탄 카라치 항만 현장에 들러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앞서 지난달 7일부터 10일까지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현장을 방문했다. 해외건설 부문에 대한 김 회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쌍용건설은 '해외건설의 명가(名家)'로 통한다. 1977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 동남아시아,중동 등 19개국에서 64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총 128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최고급 호텔 1만2000객실,병원 8000병상 등의 건축 실적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가 매년 집계하는 부문별 실적 순위에서 1998년 호텔부문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스위스 스탬퍼드호텔'(73층)이 바로 쌍용건설의 작품이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고급 건축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이다. 이 사업의 수주액은 6억8600만달러로,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건축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53층짜리 곡선형 건물 3개 동의 옥상이 1만2000㎡ 규모의 하늘공원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공사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일본의 시미즈 및 오바야시,프랑스의 드라가지,홍콩의 개몬 등 해외 유수업체 11개사,그리고 국내 건설사 2개사 등 13개사와 경쟁해 이 사업을 따냈다.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주택사업에도 힘쏟고 있다. 주력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우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고급 주택가에 이곳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이스 쌍둥이 빌딩'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를 내년 초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모든 가구가 308~507㎡(93~153평)의 초대형이고 펜트하우스에는 전용 수영장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등 최고급으로 지어진다.

해외 플랜트 사업도 쌍용건설이 역점을 두는 분야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오일머니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중동 지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