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언제나 평화로운 관광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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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정부시위가 한창이라는데 괜찮겠어?"
1박3일 방콕 여행 일정이 잡히고 나서 주변에선 우려 일색이다. 그러나 방콕은 지난 8월 공항이 시위대에 점거되고 최근에도 큰 시위가 한 차례 있었지만 관광을 하기엔 이상하리만큼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태국으로선 '관광산업=생명산업'이기에 관광객들의 여행편의에 목을 매고 있기도 하다. 보통 '밤도깨비' 여행이라 하면 일본의 동경·오사카를 떠올리지만 조금 먼 곳,태국 방콕도 괜찮다. 배낭 하나 메고 '태국 밤도깨비' 여행을 떠나보자.■5시 기상! 공항으로 출발
아침 7시 남짓 인천공항에 도착,간단히 요기를 하고 비행기에 올라 기내식을 들고 부족한 잠을 채우다 보면 어느새 하강비행이다. 미리 부친 짐이 없으니 방콕 스완나품 공항을 가볍게 빠져나와 택시를 잡고 곧바로 "Go! 마사지"를 외치면 기사는 유명 마사지숍을 줄줄 읊어댄다. 달리 아는 곳이 없다면 시내에 있는 '왓포 마사지'로 가자고 하면 된다. 왓포마사지는 태국 전통마사지 교육기관인 '왓포' 출신 마사지사들이 있는 프랜차이즈쯤으로 보면 된다.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2시간가량 몸을 맡기고 나면 노긋노긋해진 몸이 '컨디션 회복'을 알려준다. 현지 물가에 비해선 약간은 고가이긴 하지만 한국에서의 바빴던 일상과 비행여독을 푸는 데 아까울 정도는 아니다.
마사지숍을 나서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진다. 배가 고프다면 주변 길거리 식당에서 때우고 곧바로 갈 곳이 '타논 카오산'이다. 배낭여행객들에게 '카오산 로드'로 더 유명한 이곳은 그야말로 세계 젊은이들의 집합소다. 20대에 배낭메고 떠나보지 못한 걸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 도착하는 순간 20대로 바뀌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서울의 광화문과 같이 각종 시위가 벌어지는 민주기념탑에서 1㎞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지나치게 평화롭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오히려 어색할 정도다. 귀를 찢는 록 음악을 들으며 맥주잔을 기울일 수 있는 거리의 테이블,우리 돈 몇 천원이면 걷어입을 수 있는 각종 옷가게들,전통의상을 입고 '개굴개굴' 소리를 내는 목각공예를 파는 태국 북부 소수민족들…. 한국,일본은 물론이고 아랍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의 전시장이 따로 없다.
한화 2만원이면 충분한 숙소,산재해 있는 PC방,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들까지 있으니 하루쯤 젊어지고 싶다면 이곳에서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좀더 화끈한 밤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라차다'로 갈 일이다. '라차다 쏘이4' '할리웃 어워드'로 대표되는 라차다에는 나이트클럽 중심의 유흥문화가 기다리고 있다. 주변에 호텔도 많이 있다.
■관광을 할까 쇼핑을 할까아무리 밤도깨비 여행이라지만 태국에 왔으면 '왕궁' 정도는 가볼 일이다. 위만멕 궁전으로 대표되는 이곳에 가면 태국의 역사와 건축양식,숭불문화 등이 종합 선물세트처럼 펼쳐진다. 태국에서 가장 신성한 불상이라는 에메랄드 불상을 보관하고 있는 황금색의 에메랄드사원,엘리자베스 여왕이 묵었다는 영빈관,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포',왕실의 결혼식·장례식이 거행되는 '쁘라삿홀' 등 볼거리가 많다. 내달 초순 이곳을 방문한다면 올해 초 유명을 달리 한 현재 국왕 푸미폰의 친누나인 갈야니 공주의 다비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일로 주말을 택했다면 '짜뚜짝 시장'으로 향하자.평일에도 일부 상점이 문을 열지만 주말이면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시장으로 바뀐다. 타논 카오산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시장은 상점 수만 2만개에 육박하는 방콕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짜뚜짝 시장이 아니라면 '방콕의 명동' 싸얌으로 방향을 잡아 파라곤 쇼핑센터로 간다. 디스커버리·센터·파라곤 세 건물로 이뤄진 이 쇼핑구역은 현지에선 '세계 최대' 규모라고 알려져 있다. 쇼핑센터 건너편은 현지 젊은이들과 태국 거주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이다. 태국의 인기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포바'와 '하드록 카페 방콕' 등도 이용해 볼 만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공항으로 방향을 잡는다. 자정 안팎으로 한국,일본을 향하는 비행기가 몰려있어 1~2시간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게 좋다. 면세점에서 다리운동을 좀 하고 심야 항공기에서 눈을 잠깐 붙이면 어느새 인천의 아침이다. 자! 다시 일상속으로~.
방콕=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