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김정일, 北 군부 시찰"…노동당 창당행사에는 안나타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인민군 제821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오전1시42분께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제821군부대 관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했다"며 그가 부대의 임무수행 실태를 파악하고 군인들의 화력복무 훈련을 참관했으며 중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으나 김 위원장의 시찰 일시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에는 현철해,리명수 대장이 수행했다. 한편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당 63주년을 맞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선중앙TV,조선중앙통신,평양방송,노동신문 등 북한의 주요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동정은 보도하지 않은 채 노동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도력'을 찬양하고 '일심단결'과 '절대적 충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9시부터 김 위원장이 노동신문 및 민주조선과 지난 9월5일 한 담화의 전문을 공개했다.

아나운서는'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불패의 위력을 지닌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약 50분에 걸쳐 소개했다. 이 담화문에서 김 위원장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며 "누구나 6.15북남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지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군부대 시찰 소식을 방문 날짜 없이 전하고 한 달 전 담화문만 발표한 것은 다분히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아직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올 만큼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 노동당 창건일에 김 위원장이 결국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가 아직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 통치시대에 접어들면서 '선군정치'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노동당은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도 이런 의미를 감안,노동당 창당 기념일에는 모습을 비춰온 전례가 많았다. 때문에 지난 4일 잠적한 지 51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던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당일을 맞아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됐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