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지원국 해제] 엇갈린 각국 반응‥러시아 환영 · 일본 반발 · 중국 긍정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 회담 참가국들의 반응은 각국의 이해에 따라 '4국 4색'으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미국 내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당장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견해차를 보였다. 오바마는 북한의 불능화 복귀와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를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매케인은 "북한이 지난 6월26일 제출한 핵신고 내역을 완전히 검증할 수 없다면 대북제재 완화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C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북한과 미국 간에 더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도 "앞으로 교착상태가 없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협상은 거의 파국 위기에까지 이르렀던 북핵 협상을 살려내는 것"이라며 "하지만 핵 의심시설 접근 문제 등 민감한 이슈는 뒤로 미뤄 향후 북핵 검증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난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고,6자회담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내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내 한반도 전문가인 러시아 과학원 극동문제연구소 김 예브게니 상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후 북한과 미국,남한과 북한 간의 관계 개선에 일정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미국이 일본과 사전에 이 문제를 논의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들도 미국의 결정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일본 정부에 납치 문제 해결을 강하게 촉구했다.

워싱턴=김홍열/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