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집값 급락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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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2003년 이후 아파트값 살펴보니…오를땐 최고 22% '껑충' ‥ 내릴땐 한자리수 '찔끔'
'버블 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 아파트값 급락 소식이 매일같이 들려 온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바닥을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버블 세븐'의 최근 하락폭은 이 지역 집값 급등기(2003년,2005년,2006년)의 상승폭과 비교하면 얼마나 될까?
12일 한국경제신문사가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와 공동으로 참여정부 출범 연도인 2003년 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버블 세븐' 아파트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의 하락 추이에도 불구하고 급등 시점의 상승폭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오를 때 22.3%(2005년 상반기)나 올랐지만 가장 많이 떨어질 때는 2.2%(2008년 하반기 현재)에 불과했다.
집값이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하방경직성의 일반적인 특징이 '버블 세븐' 지역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버블세븐 집값 하방경직성 특히 강해
이처럼 '버블 세븐' 집값은 하방경직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버블 세븐'의 최대 급등기였던 2005년 상반기 상승률은 22.3%로 서울 평균(11.1%)의 2배가 넘었다. '버블 세븐' 지역은 2006년 상반기에도 19.8%나 올랐다. 올해 하반기 급락 장세의 '버블 세븐' 하락률 2.24%와 비교하면 10배를 넘나든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113㎡형의 경우 2005년 초 6억원대에서 2년 만인 2007년 12억원으로 두 배나 뛰었지만 집값이 폭락했다는 지금도 10억원을 호가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오를 때는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다가 내릴 때는 한자릿수 하락률이 나타나는 까닭은 주택 시장의 경우 일단 가격이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 탓이다.
참여정부의 집값 1차 폭등기인 2003년을 지나 2004년에 나타난 집값 하락세도 마찬가지였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양도소득세 강화 등 세제를 강화하고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 주택 의무 비율 등의 규제가 더해져 '버블 세븐' 지역은 2004년 하반기 2.73%만 빠졌다. 2003년 하반기 상승률 15%의 5분의 1도 안 된다.
◆버블세븐 하락세에도 급이 있다
'버블 세븐'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노른자 지역은 하락세가 덜했다.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는 하락률이 '버블 세븐' 평균치를 밑돌았다.
강남구는 올해 7월부터 10월3일까지 1.74% 내렸지만 같은 기간 버블 세븐 전체는 2.24% 하락했다. 올 상반기도 마찬가지였다. 버블 세븐에서 1.54% 빠지는 동안 3분의 1 수준인 0.43% 내렸다. 서초구 추이도 비슷하다. 3.3㎡(1평)당 아파트값도 10월 현재 강남구 1위(3416만원),서초구 2위(2685만원)를 차지하며 부동의 위치다.
반면 강남권의 '아류'였던 분당과 용인은 지난 1년간 하락폭이 '버블 세븐' 평균보다 항상 컸다. 올 들어 10월까지 용인 지역의 경우 5.26% 떨어져 버블 세븐 평균 2.76%의 2배에 육박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핵심 지역의 경우 수요 감소가 가장 늦게 진행되기 때문에 주변 지역보다 가격 하락이 늦게 이뤄지고 그만큼 폭도 작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