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 이게 얼마만이냐…" ‥ 기술적 반등 성격

증시 급반등을 타고 지난달 말 이후 계속 주가가 빠져 설움을 받던 종목들이 모처럼 일제히 반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술적 지표상 과매도 상태인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난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진정과 함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중공업 대우인터내셔널 한국전력 대한해운 가스공사 KCC 등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주가가 올랐다. 또 신세계 삼성SDI 롯데쇼핑 에쓰오일 제일모직 등도 10여일 만에 상승세를 보이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0일 이격도와 투자심리도 등 기술적지표에서 극심한 과매도 상황이 확인된 종목이 대부분 반등에 성공했다"며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가 뒷받침된다면 추가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일 이격도가 80 이하면 과매도권으로 통하는데 두산인프라코어는 50 수준이고,투자심리도는 30 이하를 과매도 국면으로 판단하는데 삼성중공업은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술적 분석일 뿐 향후 주가흐름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인수한 밥캣과 관련한 유동성 우려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가능성까지 겹쳐 지난달 25일부터 11거래일 동안 주가가 44.44% 급락하다 이날 6.52% 오른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딛고 주가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한참 만에 반등에 성공한 신세계 롯데쇼핑 등 유통주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형 유통주는 당분간 시장의 흐름을 따라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을 기준으로 저가 매수를 거론할 시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 반등을 넘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금융위기 등 외부 매크로 변수가 안정되는 것과 함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날 반등에 성공한 종목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실적 개선을 위한 기반이 탄탄한 종목으로 꼽힌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다른 조선주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할 땐 '싸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정부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등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발표대로 LNG 도입과 도매 부문의 경쟁체제가 갖춰져도 가스공사는 장기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LNG를 구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에 큰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날 종가(5만5600원)보다 70.8% 높은 9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