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진정] 유럽ㆍ신흥국, 금리인하 이어 '재정정책 공조' 목소리

유럽 호주 멕시코 등도 실물경제의 침체를 막기 위한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거나 준비 중이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 2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공식적인 경기후퇴를 뜻한다. 영국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줄파산 위기에 놓여 있다. 세계 최대 부동산시장조사업체인 영국 로열인스티튜션(RICS)의 발표에 따르면 영국의 9월 주택 판매는 30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미국 등과 맞춰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75%로 낮추며 통화정책 초점을 경기부양으로 옮겼으며,각국 정부도 재정 지출 확대 등을 통한 경기부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아일랜드 등은 이미 내년 예산에 부양책을 반영키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 정부가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기업 채산성은 악화되며,실업률은 상승하고 이는 다시 소비지출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겪을 것"이라며 "금리인하 공조에 버금가는 재정정책 공조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는 13일 경기부양을 위해 104억호주달러(약 8조90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퇴직연금 생활자를 위해 48억호주달러,저소득가구를 위해 39억호주달러,생애 첫 주택구입자를 위해 15억호주달러를 각각 지원키로 했다. 또 1억8700만호주달러의 예산을 들여 일자리를 창출키로 했다.

멕시코도 도로 학교 병원과 정유시설 건설을 골자로 하는 530억페소(약 5조50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부양책엔 정유시설 건설을 위한 120억페소가 포함돼 있는데 멕시코에서 정유시설 건설은 거의 30년 만에 처음이다. 또 260억페소(2조6000억원)를 투입해 도로 학교 등 인프라 건설에 나서기로 했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특별대출을 확대하고 정부 공사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