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지수 폭락…바닥이 안보인다

BDI 5개월만에 85% 빠져 3년2개월래 최저…중소업체 도산 우려

지난 5월 1만선을 넘어섰던 BDI(발틱운임지수)가 추락을 거듭,결국 1000선대로 떨어졌다. 1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날 BDI는 1809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고점인 지난 5월의 1만1793과 비교해 84.6% 추락한 수준이다. BDI가 1000선대로 내려선 것은 2005년 8월 이후 3년2개월여 만이다.

BDI가 급락하면서 벌크선을 빌리는 용선료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18만DWT(재화중량톤수)급 대형 벌크선인 케이프사이즈의 스폿(1~3개월간 단기) 용선료는 지난달 10만달러 대에서 이달 초 5만달러로 반토막났고 최근엔 2만달러 대로 폭락했다. 6만DWT급 파나막스의 스폿 용선료도 1만달러 대로 떨어졌다.

BDI와 용선료가 폭락하고 있는 것은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실물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철강사와 브라질 철광석업체 간 가격교섭 난항에 따른 철광선 운항 지연 등이 불안심리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BDI는 겨울철 석탄화물이 늘어나고 계절적 성수기에 들어서는 이달 중 반등이 예상됐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협상 불발로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벌크선이 남아돌면서 공급 초과를 심화시키고 있다.

BDI가 1000대로 떨어지자 해운업계는 악재가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며 단기적으로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도하게 하락한 만큼 심리적 요인을 제외하면 추가 급락을 부추길 변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STX 관계자는 "BDI가 단기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약세를 보이다 중국과 브라질 간 철광석 가격협상이 타결되는 시점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들은 그동안 벌어놓은 돈이 있어 아직은 견딜 만하다"며 "워낙 가파르게 BDI가 떨어져 중소해운사들은 경영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해양부와 선주협회,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은 BDI 급락세가 해운업체들의 연쇄부도를 불러올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17일 서울선주협회에 모여 대응책을 공동 모색키로 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