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은 어디?'…서울 아파트 일제히 하락

서울 아파트값, -0.46% 하락
고가아파트, '억' 소리 나며 떨어져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악재가 부동산시장에까지 드리우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깔리고 있다. 강남권을 비롯한 버블세븐지역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간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며,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비강남권과 경기지역 조차 거래가 사라진 상태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연일 바닥을 찍은 10월 3주, 전국 아파트값 역시 전주보다 0.25%p 낙폭을 넓히며 -0.27%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25개구 모두 약세장에 합류하면서 한 주 만에 -0.46%가 밀려났고, 버블세븐지역과 경기도 역시 각각 -0.74%와 -0.29%씩이 빠졌다. 신도시(-0.27%)는 지난주보다 하락폭 자체는 좁혔지만 마이너스변동률을 벗어나지는 못했고, 인천은 0.08% 소폭 오르며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갔다.

서울 재건축 단지는 한 주 만에 -1.35%가 빠졌다. 강남구(-2.34%), 송파구(-1.44%), 강서구(-1.15%) 순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강동구와 서초구도 각각 -0.91%와 -0.40%씩 매매가가 낮아졌다. 이들 지역은 거래 자체는 끊긴지 오래지만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그나마 매수문의는 늘고 있다고 일대 중개업자들은 말했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1단지 49㎡가 한 주 만에 5500만 원이 낮아져 6억9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고,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주공5단지 112㎡가 2500만 원이 빠지면서 10억2500만 원으로 주저앉았다. 강남구 개포동 K공인 대표는 "주공단지의 경우 추석 전과 비교해 1억원 가량 가격이 빠진 상태"라며 "이렇게 되자 추석 전부터 매물을 내놓으며 매도타이밍을 저울질 하던 집주인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집값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간간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거래까지 성사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구별로는 서초구(-0.92%), 강남구(-0.86%), 송파구(0.80%), 양천구(-0.77%) 등 고가아파트 밀집지역 하락폭이 단연 컸고, 강북구(-0.30%), 노원구(-0.30%), 도봉구(-0.15%)의 약세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마포구(-0.52%), 성동구(-0.29%), 강서구(-0.20%), 광진구(-0.14%), 관악구(-0.115), 금천구(-0.11%) 등의 순으로 줄줄이 하락해 상승장을 보였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번주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서초구에서는 서초동 일대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삼풍 165㎡가 16억2500만원에서 14억7500만원으로 한 주 만에 1억5000만 원이 급락했고, 롯데캐슬클래식 148㎡는 1억 3000만원이 하락해 14억4500만원으로 매매가가 조정됐다.이 같은 상황은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급매물이 쏟아진다는 언급에 싼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가격만 묻고 돌아가는 사람이 태반인 상황이다. 노원구 상계동 H공인 대표는 "수요자들이 초저가 급매물만 찾고 있다"며 "가까스로 거래되는 물건을 보면 대부분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신도시는 전 지역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 중 분당과 산본이 -0.37%씩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평촌(-0.20%), 일산(-0.19%), 중동(-0.08%) 순으로 거래부진을 이었다.

경기도는 산본신도시를 비롯한 군포시 일대 집값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당정동 E공인 대표는 "당정동 일대 조합아파트인 한솔파크 550가구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경기불황으로 매수세가 줄은데다 입주 예정자들의 매물까지 쌓이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군포시 아파트값은 -1.33%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용인시가 -0.88%의 변동률을 나타냈고 의왕시(-0.68%), 광주시(-0.59%), 과천시(-0.59%), 화성시(-0.51%), 안양시(-0.48%), 수원시(-0.40%) 순으로 맥을 못 췄다. 인천은 전체적인 상승폭 자체는 줄었지만 나홀로 오름세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곳은 도심재생사업을 비롯한 재개발, 뉴타운 사업 등의 호재로 투자수요가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것. 그 중 계양구(0.42%)로 수요자가 가장 많이 몰렸고, 남구(0.26%), 서구(0.04%), 부평구(0.02%), 남동구(0.01%) 순으로 인기를 이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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