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인 … "먹을거리가 北 위협보다 더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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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6명 "10년전 비해 안전 후퇴"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한국의 안전 상태가 10년 전보다 후퇴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식품 등으로 인한 먹거리 불안,개인정보 유출,교통사고 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통계청은 교육·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사회통계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 5월 전국 2만가구에서 만 15세 이상 가구원 4만2000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다.
각 분야별로 '불안하다'는 응답률(복수)은 먹거리(유해식품,식중독 등)가 69.0%로 가장 높았고 식량 안보(수입에 의존하는 농산물 등)도 68.6%로 그 뒤를 이었다. 정보보안(65.1%) 교통사고(61.2%) 화재(42.1%) 등에 대한 걱정이 뒤를 이은 반면 국가 안보(전쟁 가능성,북핵 문제 등)는 32.5%로 낮았다.
수입 식품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의 농약 오염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국산은 불안도가 40.4%였지만 수입 농산물은 두 배 이상 많은 87.0%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사회의 안전상태 변화를 묻는 질문에 '10년 전보다 위험해졌다'는 응답이 61.4%로 '안전해졌다'는 응답(15.9%)보다 세 배가량 더 많았다. 10년 뒤에는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응답도 54.1%에 이른 반면 안전해질 것이란 답변은 19.2%로 조사됐다.
준법 수준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법을 지킨다'는 응답자는 56.9%에 이른 반면 '다른 사람이 법을 지킬 것'으로 믿는 응답자는 26%로 조사됐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없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편 환경 분야에서 일반 국민들이 가장 악화됐다고 답변한 분야는 소음 공해로 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이 46.8%나 됐다. 대신 대기 오염(39.1%) 수질 오염(31.4%) 토양 오염(35.6%) 녹지 훼손(34.5%) 등에 대해서는 '나빠졌다'는 답이 40%를 넘지 않았다. 자녀 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된다는 세대는 전체의 79.8%였다. 그래서인지 30세 이상 학부모의 48.3%가 자녀의 유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