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0弗대로 급락 … '불황쇼크'…WTI 69弗마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추락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경유값은 ℓ당 1500원대,휘발유는 1600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불황의 공포가 유가 금속 곡물 등 상품가격을 급락세로 이끄는 모습이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3% 급락한 배럴당 69.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11일 사상 최고치인 147.27달러에 비해 52.5%나 떨어진 것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6.68달러 하락한 배럴당 61.9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3월29일 배럴당 61.78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 가격을 지난주보다 ℓ당 20원가량 내렸다. 이렇게 내린 정유사들의 가격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다음 주에는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5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유 가격은 지난 5월 들어서면서 급상승,휘발유 가격보다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보이며 7월16일 ℓ당 1947.75원으로 최고가격을 찍은 뒤 현재 ℓ당 평균 1620원 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 외에 금 은 구리 등 금속과 옥수수 밀 등 곡물가격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 CRB지수는 이날 3.23% 급락한 273.95로,2004년 9월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던 원자재가의 급락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켜 미국 등의 통화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한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에 따른 방안 마련을 위해 내달 18일 열기로 했던 긴급 각료회의를 오는 24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OPEC이 이번 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