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M, 1600명 추가 해고 … 강성노조도 꿀먹은 벙어리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사측의 대량 해고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회사가 존폐 위기로 내몰리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GM은 16일(현지시간) 금융위기로 인한 자동차판매 감소로 미국 내 3개 공장에서 총 1600명을 추가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소재 승용차 공장에서 내년 1월12일부터 500명을 해고하며,폰티액의 픽업트럭 생산공장에서 700명을 내년 2월1일자로 감원키로 했다. 델라웨어 윌밍턴 소재 스포츠카 조립공장에서는 올해 연말부터 400명을 대상으로 휴직을 실시키로 했다. GM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량 조정을 위한 것"이라며 "감원을 통해 시간당 생산대수를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M이 대량 해고에 나서고 있지만,강성으로 손꼽혀온 노조는 '꿀먹은 벙어리'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측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M의 구조조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강성 노조의 잦은 파업과 과도한 복지비 지출로 경쟁력을 상실한 GM은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경제전문지인 포천은 최신호에서 "GM이 합병이 아닌 파산을 선택하면 배부른 노조에 비용절감을 촉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M 사례는 강성 노조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귀족 노조들이 지금과 같은 행태를 계속하면,GM의 뒤를 잇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