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다] (1) 인재 잡으려면 싸움 붙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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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이매지니어링센터(WDI)에서 일할 창조적인 인재를 어떻게 찾아 낼까. 답은 경쟁이다. 디즈니는 세계 각국의 창조적 인재를 찾아 내기 위해 매년 상반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겨루는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s)'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는 홍보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구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브루스 본 창조성부문 최고책임자(CCE)는 이매지네이션 행사에 대해 "다양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A+' 학점을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2~4명으로 구성된 팀을 짜야 한다. 협업을 중시하는 WDI의 문화가 외부인을 겨냥한 행사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결선에 오른 팀들은 2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WDI와 디즈니랜드 등을 방문하고 이매지니어들을 만나면서 아이디어를 개발한다. 지원자 중 상당수는 미국인이지만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오는 인재들도 많다. 올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들은 60여개 팀,200여명에 이른다. 결선에 오른 팀은 1000달러의 상금과 함께 디즈니 최고 경영진 앞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할 기회를 갖는다. 올해의 경우 미국 시러큐스대 학생인 로렌 발데사라와 제이슨 크리스토퍼 이든이 디즈니에서의 추억을 3차원 홀로그램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기기인 '디즈니 메모리 메이커' 아이디어를 내서 1등상을 받았다.
결선에 오른 학생들은 디즈니 경영진과의 면담을 통해 WDI 인턴이나 정직원으로 채용될 기회를 갖게 된다. 올해는 결선에 오른 6팀 17명 중 14명이 인턴십 자격을 얻었다. 1명은 정규직원으로 일하게 됐다. 타미 그라시아 월트디즈니파크 인사담당 부사장은 "대부분 대학생이어서 당장 정직원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인턴십을 거쳐 정직원으로 일하는 사례는 아주 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외에 캠퍼스 리크루팅이나 경력직 채용도 자주 있으며 디즈니랜드에서 '캐스트 멤버(공연 배우라는 뜻으로 디즈니가 직원들을 부르는 말)'로 일하는 이들 가운데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들이 채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WDI의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담당자인 토니 백스터는 과거 디즈니랜드의 조명 관리 직원으로 일하다가 WDI로 자리를 옮겼다. 가족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분위기 덕분에 한 번 WDI의 직원이 되면 은퇴할 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 후에도 WDI에 관여하는 일이 흔하다. 그라시아 부사장은 "은퇴한 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은퇴 직원을 WDI에 초청해서 도움을 받고,아예 '컨설턴트'라는 직함을 부여해 비정기적으로 같이 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