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박정배·조성제의 '의식동원(醫食同源)' ① 도루묵‥10~12월 동해안 제철…구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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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풍부한 알 '피로회복' 효과
웰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몸에 좋은 음식이다. 예로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 하여 체질과 계절 등에 맞춰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박정배 음식평론가와 조성제 내과 전문의가 음식에 관한 교양과 의학적 영양학적 효과를 소개한다.
불시불식(不時不食).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는 제철에 나는 산지 음식이다. 10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동해안에서는 도루묵이 제철이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은색의 미끈한 몸통,그 절반을 채운 노란색 알들의 향연.손바닥 크기의 도루묵은 구워먹는 게 제격이다.
은빛 몸체가 불에 달궈지면 꽉 찬 알들이 살집을 헤집고 밖으로 튀어나온다. 노란색 알들을 번쩍거리게 하는 것은 끈적임을 지닌 점액이다. 잘 익은 알을 한 입 베어 물면 톡 터지는 알 사이로 나온, 올리브기름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점액이 식감을 북돋우고 자극한다. 단맛이 도는 담백한 살코기를 제대로 먹으려면 찌개가 좋다. 그러나 작고 단단하고 고소한 살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수 십년 도루묵을 먹어온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뿐인 이때의 알 맛을 잊지 못한다. 알이 절정기에 달하는 11월 말 전후의 알이 포만감을 준다면 10월에 먹는 좁쌀만한 작은 알은 걸쭉하고 부드러운 점액 속에서 작은 알갱이가 터지는 듯한 세심한 미각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 맛있는 제철 생선이 '말짱 도루묵'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선조와 동시대를 살았고 임진왜란 때 몽진을 같이 했던 '홍길동'의 저자 허균은 1611년에 쓴 조선시대 최초의 음식품평서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도루묵(銀魚)은 동해에서 난다. 처음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고려 때(前朝) 좋아하는 임금이 있어 은어라고 고쳤다가 많이 먹어 싫증이 나자 다시 목어라고 고쳤다 하여 환목어(還木魚 도로목)라 한다"고 기술했다. 결국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은 도루묵의 맛 때문이 아니라 임금의 기호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도루묵은 선비들의 술 안주로,백성들의 밥 반찬으로 사용된 빼어난 식재료였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도루묵을 은어라고 불렀다. 한편 현재 은어라 불리어지는 회유어종은 조선시대에는 은구어(銀口魚)로 일컬어졌다.
도루묵은 예나 지금이나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 북부 해안가가 주산지다. 지금 이곳에 가면 다양한 도루묵 요리를 맛 보는 것이 가능하다. 구이 찌개 찜은 기본이고 회나 튀김도 먹어 볼 수 있다. 도루묵을 얼려 일 년 내내 먹기도 하지만 냉동된 도루묵은 이미 제 맛을 잃어버린 등대 없는 항구와 같다. 박정배 음식평론가
도루묵 알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알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생선 알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오징어나 달걀보다도 더 적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나 뇌졸중 협심증 등 심각한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생선알을 가끔 먹는다고해서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루묵 알을 둘러싼 끈적끈적한 점액에는 콘드로이틴,히알우론산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은 피부에 습기를 유지하여 탄력을 주고 관절을 이루는 연골과 활액의 성분이 된다. 따라서 만성적인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관절염을 호전시킬 정도의 양을 음식으로 섭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니 보조식품 정도로 생각하자.도루묵은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뼈째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골다공증 예방에 필요한 칼슘을 보충하는 데 좋을 것이다. 우리 식탁은 칼슘이 부족하다. 식물성 칼슘보다는 동물성 칼슘이 섭취가 잘 된다. 도루묵을 뼈째로 즐겁게 먹으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조성제 내과원장 (제주)
웰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몸에 좋은 음식이다. 예로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 하여 체질과 계절 등에 맞춰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박정배 음식평론가와 조성제 내과 전문의가 음식에 관한 교양과 의학적 영양학적 효과를 소개한다.
불시불식(不時不食).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는 제철에 나는 산지 음식이다. 10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동해안에서는 도루묵이 제철이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은색의 미끈한 몸통,그 절반을 채운 노란색 알들의 향연.손바닥 크기의 도루묵은 구워먹는 게 제격이다.
은빛 몸체가 불에 달궈지면 꽉 찬 알들이 살집을 헤집고 밖으로 튀어나온다. 노란색 알들을 번쩍거리게 하는 것은 끈적임을 지닌 점액이다. 잘 익은 알을 한 입 베어 물면 톡 터지는 알 사이로 나온, 올리브기름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점액이 식감을 북돋우고 자극한다. 단맛이 도는 담백한 살코기를 제대로 먹으려면 찌개가 좋다. 그러나 작고 단단하고 고소한 살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수 십년 도루묵을 먹어온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뿐인 이때의 알 맛을 잊지 못한다. 알이 절정기에 달하는 11월 말 전후의 알이 포만감을 준다면 10월에 먹는 좁쌀만한 작은 알은 걸쭉하고 부드러운 점액 속에서 작은 알갱이가 터지는 듯한 세심한 미각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 맛있는 제철 생선이 '말짱 도루묵'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선조와 동시대를 살았고 임진왜란 때 몽진을 같이 했던 '홍길동'의 저자 허균은 1611년에 쓴 조선시대 최초의 음식품평서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도루묵(銀魚)은 동해에서 난다. 처음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고려 때(前朝) 좋아하는 임금이 있어 은어라고 고쳤다가 많이 먹어 싫증이 나자 다시 목어라고 고쳤다 하여 환목어(還木魚 도로목)라 한다"고 기술했다. 결국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은 도루묵의 맛 때문이 아니라 임금의 기호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도루묵은 선비들의 술 안주로,백성들의 밥 반찬으로 사용된 빼어난 식재료였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도루묵을 은어라고 불렀다. 한편 현재 은어라 불리어지는 회유어종은 조선시대에는 은구어(銀口魚)로 일컬어졌다.
도루묵은 예나 지금이나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 북부 해안가가 주산지다. 지금 이곳에 가면 다양한 도루묵 요리를 맛 보는 것이 가능하다. 구이 찌개 찜은 기본이고 회나 튀김도 먹어 볼 수 있다. 도루묵을 얼려 일 년 내내 먹기도 하지만 냉동된 도루묵은 이미 제 맛을 잃어버린 등대 없는 항구와 같다. 박정배 음식평론가
도루묵 알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알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생선 알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오징어나 달걀보다도 더 적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나 뇌졸중 협심증 등 심각한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생선알을 가끔 먹는다고해서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루묵 알을 둘러싼 끈적끈적한 점액에는 콘드로이틴,히알우론산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은 피부에 습기를 유지하여 탄력을 주고 관절을 이루는 연골과 활액의 성분이 된다. 따라서 만성적인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관절염을 호전시킬 정도의 양을 음식으로 섭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니 보조식품 정도로 생각하자.도루묵은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뼈째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골다공증 예방에 필요한 칼슘을 보충하는 데 좋을 것이다. 우리 식탁은 칼슘이 부족하다. 식물성 칼슘보다는 동물성 칼슘이 섭취가 잘 된다. 도루묵을 뼈째로 즐겁게 먹으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조성제 내과원장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