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엔진, 조선경기 하락+불안한 해외 출자..'가치함정' 우려-삼성證

삼성증권은 20일 STX엔진에 대해 저평가 상태임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가치함정(value trap)에 상당 기간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양정동 연구원은 "STX엔진 주가가 지난 1년간 고점 대비 74% 하락했으나 기업가치 개선을 가져올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보유(Hold)' 의견을 제시했다. 조선 경기 하락에 따른 신규 수주 감소 우려와 대규모 해외 계열사 출자로 인한 현금 흐름 불확실성 등이 '가치함정'으로 이끌 요인이란 게 양 연구원의 관측이다.

2004년 이후 STX엔진 기업가치 증가의 가장 큰 촉매였던 신규 수주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선박금융 시장 위축이 가속화되면서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조5000억원, 1조원을 투입해 야커야즈 지분 88% 인수와 중국 대련 조선기지 건설을 추진했는데, 조선 경기 정점일 때 투자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아커야즈의 턴어라운드에 필요한 추가 비용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대련 조선기지 역시 중국 내 벌크 시황 악화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STX그룹은 조선과 해운업 의존도가 90% 이상이며, 해운부터 조선기자재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며 "벌크운임지수(BDI) 하락은 STX팬오션 뿐 아니라 모든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매수 시점은 주가의 과매도 여부를 떠나 BDI 등 글로벌 경기 지표 바닥을 확인한 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